이제 대선정국, 윤석열·이재명, '별의 순간' 더 성큼?..이낙연은 '위기'

2021. 4. 7. 23: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권후보 지각변동 불가피
尹 순풍 속 곧 기지개 켤까
이재명 與지지층 결집 기회
與선거 이끈 이낙연은 위기
정세균·안철수·유승민 '촉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연합]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3일 오후 세종시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17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그간 ‘2강(윤석열·이재명)·1중(이낙연)’으로 거론되던 대권판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데 따른 파장이다.

정계 진출이 기정사실화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권 심판론의 흐름을 타고 순풍 속 곧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권 지지세력의 결집을 이끌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추락을 피하기 힘든 처지로 전락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권 행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고자 할 것으로 분석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야권의 잠룡들도 오 당선인 같은 ‘역전극’을 꿈꾸며 대선 준비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정치권 내 가장 큰 관심사는 차기 대권 주자 지지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에 오른 윤 전 총장의 등판 여부와 그 시기다. 그의 여의도행이 이제 ‘초읽기’란 말도 공공연하다.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의 입장에선 국민의힘의 재보선 압승이 상당한 호재일 것으로 분석했다. 그가 밝힌 정권 심판의 필요성에 대해 시민들이 공감의 뜻을 밝힌 격이어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사전 투표에도 참여했다. 극도로 말을 아꼈지만 야권을 응원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였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는 지난달 말 한 매체와의 대담에서 “(이번 재보선은)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지금의 야권은 분위기는 좋지만 독보적인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윤 전 총장에게 굉장히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다만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위상을 찾으면서 ‘윤석열 신당론’의 힘은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여권 지지층 결집을 목표로 활동 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졌지만 이 지사는 당의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분류되지 않는 덕에 타격이 적은 편이다. 또, 공직선거법 상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따라 이번 패배의 책임론을 놓고도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 됐다.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친문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에서 특히 타격을 입은 것은 그간 이 지사와 거리를 둔 친문 세력”이라며 “이 지사가 진영 아닌 ‘인물론’을 내세워 이들을 흡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그도 나름의 측면 지원을 이어갔던 만큼 그도 어느 정도 타격은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4·7 재보궐선거 투표독 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 뛴 이 전 대표는 이번 재보선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그는 대권주자로의 입지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결과로 인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합리성과 철두철미함에 타격을 받았다. 그는 앞서 ‘민주당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보선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개정하고, 서울시장 후보 공천 작업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간 재보궐에 가려졌던 잠룡들도 대거 진격한다.

정 총리는 곧 총리직을 내려놓고 대권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관가에선 이달 초부터 그의 사퇴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다. 범친노(친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정 총리는 상당수의 친문 인사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여권에선 이 전 대표의 '대체재'가 될 공산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 지사를 견제할 수 있는 새로운 주자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전 대표가 재기의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다는 가정 하에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을 적극 도운 안 대표도 대권 준비에 착수할 전망이다.

그는 이번 재보선 단일화 과정에서 확인한 부족한 조직력을 보강하기 위해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추진에 앞장 설 가능성이 크다. 선거 기간 중 사실상 양당이 한 몸이 돼 움직인 만큼, 합당과 입당 등 절차만 합의한다면 화학적 결합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유 전 의원도 대선 모드에 들어간다. 그는 곧 출판 작업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캠프를 꾸릴 예정이다. 유 전 의원은 현재 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당의 집단지도체제 전환도 주장하고 있다. 정국 구상의 밑돌을 놓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곧장 직을 내려놓는다는 가정 하에 홍 의원도 대권 준비를 위한 첫 걸음으로 복당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그의 복당을 가로막던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크게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안도하고 있다. [연합]

한편 오 당선인도 이번 선거의 바람을 타고 유력 대권주자로 재군림했다. 그도 차기 혹은 차차기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오 당선인은 일단 핵심 공약들은 '5년 짜리'로 설계했다. 재선을 염두 두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 정국에서 오 당선인 차출론이 나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말도 정치권 내 조심스레 제기된다.

yul@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