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네거티브 '내상' 치유·가덕신공항 협치 '과제'

2021. 4. 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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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당선 확실시..당선 직후 임기 시작
과제 산적..여당발 네거티브, 이미지 타격
여야 고소고발 난무..향후 법정싸움 우려
시의회·구청장, 민주당 장악..'협치' 관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4·7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승리했다. 7일 오후 11시 개표가 46.15% 진행된 현재, 박 후보의 득표율은 63.06%를 기록하며 당선이 확실시된다.

박 당선인은 이날 당선소감을 통해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선거기간 내내 갖은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의 그 마음에 시민을 섬기는 좋은 시정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로 표출된 민심에 따라 국정을 대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저희가 오만하고 독선에 빠지면 언제든 무서운 심판의 민심이 저희를 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보궐선거인 만큼 박 당선인은 8일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 직후 당선증을 교부하면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곧바로 부산시정을 이끌어야 한다.

당장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과제도 산적하다. 박 당선인으로서는 우선 선거과정에서 치열하게 전개된 네거티브 공방 과정에서 입었던 ‘내상’을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다.

그동안 민주당은 박 당선인을 겨냥해 엘씨티 특혜분양 의혹, 이명박(MB) 정부 국가정보원 사찰 논란, 딸 입시비리 의혹, 재산신고 누락, 국회 사무총장 시절 국회 조형물 납품 특혜 의혹2012년 성추문 조작 의혹, 가족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공세를 퍼부었다.

박 당선인측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막판까지 민주당의 의혹 제기는 끊이지 않았다. 선거가 끝나며 네거티브 자체는 일단락 됐지만, 이미지에 일정 부분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 당선인은 당선소감 발표 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는 제 나름대로 설명을 다 드렸다고 생각한다”며 “선거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잘못 알려진 일이 너무 많다. 그런 것들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면 일일이 설명을 드리겠다”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엘시티 아파트에 대해서도 처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

각종 고소·고발건에 대한 법정싸움도 전개될 전망이다. 현재 여야가 부산에서만 주고받은 고소·고발건만 16건에 달한다. 말 그대로 ‘역대급 고소고발전’이다. 가뜩이나 짧은 1년 3개월 임기가 법정싸움으로 점철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박 당선인에 대해 선거법, 주민등록법 위반, 박 당선인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은 황보승희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또, 박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에 ‘박형준-조현 일가 6대 비리게이트’란 이름을 붙이며 일괄 수사를 의뢰했다. 6대 비리는 부동산 투기, 국회 사무총장 재임 당시 직권남용, 불법사찰 지시, 홍익대 입시비리, 성추문 선거공작, 미술품 비위 의혹 등이다.

국민의힘도 맞불을 놓았다. 국민의힘 부산선대위는 ‘조강지처를 버렸다’ 발언의 남영희 민주당 부산선대위 공동대변인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승연 전 홍익대 교수 등을 고발했다. 장경태·안민석 민주당 의원과 그 외 의혹을 주장한 유튜버와 블로거, 성추문 선거공작 의혹을 보도한 언론도 고발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화합을 위해 선거기간 고소고발건은 취하하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정국에 들어가면서 양측 모두 극한 대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민주당은 국민의힘 후보들을 겨냥해 “당선됐다 하더라도 당선 무효형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 있었던 고발 이런 것은 진실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진실 밝힐 필요 있는 것 같다”며 “정치적으로 큰틀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앞으로 당에 계신 분드로가 논의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의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

시정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부산시의회와 부산시 구청장은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민주당 소속 39명, 국민의힘 6명, 무소속 2명 등 모두 47명이다. 또, 16개 구 가운데 13개 구의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야당 소속 시장으로서는 여당 소속 시의원, 구청장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당장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등 굵직굵직한 현안사업을 앞둔 부산시장으로서는 더욱 그렇다.

박 당선인이 마지막 유세날인 지난 6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찾아 “가덕신공항은 정치적으로, 특히 부산지역에서 정치를 하는 분들은 여야를 넘어서 함께 힘을 합쳐 추진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여 따지고 야 따질 여유도 없고, 그렇게 따지면 부산시민들께 버림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은 선거유세 과정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 남은 1년 동안 그리고 민주당이 지배하는 국회 3년 동안 협조 얻(기 힘들)어서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이 잘 안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당선소감에서 “어려운 여건이지만 협치와 통합의 정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산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의 파동이 물결칠 수 있다는 것을 시민 여러분께서 체감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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