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의 덩크슛 꽂던 신인, 고졸 최초 MVP 역사

김은진 기자 2021. 4. 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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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 KCC 송교창

[경향신문]

KCC 송교창이 7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KBL 제공
데뷔 6년차에 최고의 선수로
KCC 파워포워드 약점 해결
10년 만에 챔프전 우승 도전

2015~201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프로농구가 한 스무 살 신인의 패기에 술렁거렸다.

고양 오리온과 만난 전주 KCC가 1승3패에서 5차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승부가 이미 기운 상황, 종료 3초 전 신인 송교창은 덩크슛을 내리꽂았다. 이틀 전 4차전 상황을 그대로 상대에 돌려주겠다는 듯 힘차게 뛰어올라 꽂은 덩크였다. 4차전에서 KCC는 8점 차로 졌다. 이미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나온 상대 팀 최진수의 덩크슛에 느꼈던 기분을 5차전에서 승리 직전 그대로 돌려주려 한 신인의 패기였다.

자존심 셌던 그때 그 신인은 5년 뒤 프로농구를 평정했다. 송교창(25·KCC)이 2020~2021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송교창은 7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99표를 받아 KT 허훈(26·8표)을 압도적인 차이로 제쳤다.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한 이래 고졸 선수가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송교창은 삼일상고 졸업을 앞둔 2015년 드래프트에 나가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KCC에 지명됐다. 다른 종목과 달리 대다수 선수들이 대학 졸업 뒤 프로로 향하는 농구에서 네 살 일찍 데뷔한 선수가 6년차에 리그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말 그대로 최초의 ‘고졸 신화’다.

송교창은 올시즌 경기당 평균 15.4득점, 6.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 2위의 기록이다.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는 스타 허훈(15.8득점, 어시스트 7.6개)을 제칠 수 있었던 것은 5년 만에 KCC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송교창의 공헌도다.

송교창은 키 198㎝의 장신 포워드다. 궂은일을 처리하고 빠른 공수 전환과 높이로 무장한 송교창을 앞세우면서 KCC의 약점으로 꼽히던 파워포워드 자리는 가장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형들과의 싸움에서 이겨 최고까지 오른 송교창은 노력파다. 너무 말랐던 신인 시절 프로 무대에서 버텨내기 위해 하루 6~7끼씩 먹으며 운동해 체격을 키웠고, 올시즌 초반에는 심각했던 자유투 난조를 지독한 연습량으로 극복해 10% 이상 끌어올렸다. 5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CC의 전창진 감독도, 핵심 이정현도 모두 송교창이 우승의 중심이자 당연한 MVP라고 입을 모았다.

스무 살 송교창이 패기의 덩크슛을 꽂았던 5년 전,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결국 챔피언 왕좌를 놓쳤던 KCC는 이제 다시 도전에 나선다. 송교창은 “농구선수로서 최고의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MVP다. 그걸 이루지 못하면 정규리그 MVP의 의미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포스트시즌 목표를 밝혔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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