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거의 차르' 면모 재과시..다음은 대선 '킹메이커?'

유경선 기자 2021. 4. 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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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선거의 차르'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야당 재건'이라는 책무를 지게 된 김 위원장에게 임기 한달여 만인 지난해 7월 별안간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때아닌 승부처가 열렸다.

재보선 이후 대선 체제를 준비해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선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 위원장에게 다시 한번 지휘봉을 맡기고자 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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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수구 이미지' 지우며 승리발판 마련..대선 역할론 주목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7재보선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4.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선거의 차르'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지난해 6월 그가 비대위원장 임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선거 승리라는 직접적인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당시 당은 전국단위 선거 4연패라는 처참한 현실에서 앞날이 보이지 않았고, 특히 마지막 패배인 지난해 4·15 총선에서는 '범여권 180석'에 비해 10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전에 없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야당 재건'이라는 책무를 지게 된 김 위원장에게 임기 한달여 만인 지난해 7월 별안간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때아닌 승부처가 열렸다.

국민의힘의 가장 큰 패착이 '수구 보수', '극우 이미지'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김 위원장은 이후 때마다 적절한 정치 이벤트를 만들며 이를 하나하나 지워갔다.

취임 직후에는 '좌클릭'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기본소득이나 약자와의 동행 등 진보적인 의제를 과감하게 던졌고, 당을 이끌며 소속 의원들 빼고는 전부 바꾸다시피 했다. 국민의힘 새 정강·정착에는 '약자와의 동행'이 명시됐다.

결정적 장면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김 위원장의 사과다. 그는 국민의힘이 호남을 등한시해 온 정당이라는 과거를 바로잡고, 그간 보수정당의 역사적 과오를 뉘우친다는 의미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은 뒤 떨리는 목소리로 사죄했다.

일련의 당 쇄신 작업은 그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대해 대국민사과에 나서며 정점을 찍었다.

이를 통해 '강성 보수', '극우'라는 꼬리표를 국민의힘으로부터 어느 정도 떼어내는 데 성공한 김 위원장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차기 서울시장으로 선택받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초반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 후보에 비해 확고한 우위를 보였지만, 김 위원장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야권 단일화에서도, 본 선거에서도 우리 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말은 그대로 현실화됐다.

그간 정치권에서 '김종인 마법'을 선보여 왔던 김 위원장은 입버릇처럼 선거가 끝나면 당을 떠날 것이라고 말해 왔다. 본 선거일에도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내가 처음부터 말한 대로 이번 선거가 끝나면 일단 내가 정치권에서 떠난다고 생각해서 별로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또 한 번의 '매직'을 보여준 만큼 자연스럽게 정치권의 시선은 내년 대선에서 김 위원장의 역할로 쏠리고 있다. 특히 '김종인 킹메이커'론은 검찰에서 떠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입문 가능성과 맞닿아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 위원장이 최근 당 의원들에게 "요즘 윤 전 총장이 개인 교사에게 한미 외교 수업을 받는다고 들었다"는 전언이 흘러나온다.

그는 지난달 26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대단히 정무 감각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한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놨다.

윤 전 총장도 정치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백전노장인 김 위원장을 찾아와 도움을 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재보선 이후 대선 체제를 준비해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선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 위원장에게 다시 한번 지휘봉을 맡기고자 할 공산이 크다.

비대위원인 성일종 의원은 "김 위원장의 정치적인 역량이나 경험 이런 것들이 국가를 위해 쓰일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저희가 정중하게 여러 형태로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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