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승리 결정적 장면 셋..경선 역전·단일화·네거티브 방어

김민성 기자 2021. 4. 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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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조건부 출마 후 반전 드라마..野 단일화로 컨벤션 효과까지
與 '내곡동 네거티브' 피로감 반사이익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청에 복귀하며 '결자해지'의 기회를 갖게 됐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 투표에 직을 걸며 중도사퇴한 이후 2016·2020년 두번의 총선 등 계속 된 실패 끝에 정치권 전면에 다시 화려한 복귀를 한 것이다.

제1야당 국민의힘의 전국 단위 선거 연패 사슬을 끊은 장본인인 동시에 정부 심판과 야권 재편을 위한 카드로 급부상한 오 후보의 경선, 본선 과정에서 결정적 장면을 3가지를 꼽아봤다.

1. 어쩡쩡했던 조건부 출마…중도 확장 이미지로 '반전 드라마'

오 후보의 출발은 삐걱거렸다. 오 후보는 지난 1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불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해 논란을 빚었고 이 때만 해도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경선 맞수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선거 캠프 규모와 당내 지지도만 봤을 때는 승리를 낙관하긴 어려웠다.

특히나 오 후보는 당원 20% 일반시민 80%로 치러진 1차 컷오프에서는 나 전 의원에게 다소 뒤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도 확장성'을 무기로 내세운 오 후보는 100% 여론조사로 진행된 국민의힘 본경선을 통과했다.

나 전 의원을 꺾고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선출된 오 후보는 "시민들이 지은 죄를 갚으라는 격려와 함께 회초리를 들어주셨다"며 울먹인 모습은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2. 극적 吳-安 단일화 이은 컨벤션 효과까지

오 후보는 입장에선 나 전 의원 등과의 당내 경선은 '1차 예선'에 불과했다.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 위한 본게임은 안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이었다.

오 후보는 안 대표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은 험난했다. 여론조사 문구와 유·무선전화 혼합 비율 등 각론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면서 심야 협상이 결렬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었다.

결국 후보 등록일(3월19일) 이전 단일화는 실패했지만 두 후보가 직접 만나 극적 타결을 이끌어내며 공식 선거운동 시작(3월25일) 전에 갈등을 매듭지었다.

국민의힘, 국민의당 양측 제안이 반영된 최종안이 만들어졌지만 특히 100% 무선전화(휴대전화)가 포함되면서, 오 후보 입장에선 단일화 경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만 중도 확장력에다 당의 조직력을 등에 업자 여론과 세(勢)가 결집하면서 오 후보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단일화 경선 결과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오 후보는 안 대표를 오차범위 밖에서 여유있게 따돌리며 범야권 단일후보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게 됐다.

특히 오 후보는 3주간의 길었던 야권 단일화 이후 컨벤션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일례로 오 후보는 안 대표를 꺾고 최종 야권 후보로 올라선 이후에는 20%p 이상의 큰 격차로 오 후보가 박 후보를 이긴다는 여론조사가 연달아 발표됐다. 야권이 단일화 경선으로 시민들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3. 기승전 '내곡동 네거티브' 피로감 반사이익

나 전 의원에 이어 안 대표마저 꺾은 오 후보의 상승세는 매서웠지만 서울 지역의 탄탄한 조직력을 가진 민주당을 상대로 한 대결에선 승리를 점치긴 어려웠다.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41개 지역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고 광역·기초단체장과 의회도 대부분 민주당에 쏠려있기 때문에 조직투표로 치러지는 보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게 국민의힘 내 판단이었다.

오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내내 "민주당의 막강한 조직력을 이기려면 우리 모두 한 분당 10분, 100분씩 모시고 투표장으로 나가야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 등으로 여권이 수세에 몰리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금씩 격차를 벌리며 오 후보는 박 후보를 여유있게 앞서 나갔다.

민주당이 꼽은 오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내곡동 의혹'이었다. 그만큼 민주당은 오 후보의 잇단 말바꾸기를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내곡동 땅을 몰랐다'는 주장을 깨부수는 데 집중했다.

내곡동 땅 인근에서 생태탕집을 운영하는 가족이 '오 후보가 내곡동 땅에 왔었다'는 증언까지 나왔고, 선거 막판엔 '생태탕', '페라가모' 등이 가장 논쟁적 단어로 떠올랐다.

오 후보가 네거티브 맞대응을 자제한 것은 실보다 득이 많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오 후보는 연이은 TV 토론에서 박 후보의 '도쿄 아파트' 등 약점을 공격하지 않는 전략을 펴면서 박 후보와는 다르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반면 박 후보측 네거티브 공세가 먹히지 않은 데는 다양한 원인이 꼽힌다. 내곡동 소재는 오 후보 처가가 수십년 전 상속받은 땅이란 점에서 10년 전 한명숙 전 총리 때 한 차례 사용했다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LH 사태에 이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의 '부동산 내로남불'이 불거지며 공격의 명분이 서지 못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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