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홈술족'..편의점이 술 접전지

고영득 기자 2021. 4. 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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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CU, 심야 매출 66.8% 뛰어
협업 등 주류업체 마케팅 공들여

[경향신문]

국내 주류업체들이 편의점을 공략하고 있다. 주요 마케팅 대상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음식점·유흥업소에서 ‘홈술족’으로 바꾼 것이다. 이 같은 출구전략 덕에 편의점 주류 매출은 급증했고, 편의점이 주류업계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7일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진로’ 캐릭터인 두꺼비를 활용해 ‘CU 두꺼비 홈술상’ 시리즈를 출시했다. 두꺼비 홈술상은 돼지고기 껍질과 두루치기, 곱창을 넣은 ‘두꺼비 냉장안주’와 해장용 라면인 ‘시원한 두껍컵라면’으로 구성됐다. 노포나 포장마차 감성을 집에서 느낄 수 있게끔 기획한 상품이다.

이처럼 최근 주류업계는 음식점 등을 찾아다니며 홍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통업체와 협업 상품을 기획하거나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홈술족을 겨냥한 몸부림은 편의점 실적으로도 나타난다. 최근 일주일간 전국 CU의 주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7% 올랐다. 식당의 밤 영업이 제한된 수도권 지역의 CU에선 오후 9시 이후 주류 매출이 66.8% 뛰었다. 정한택 BGF리테일 가공식품팀 MD는 “집에서 소소하게 마시는 음주문화가 확산되면서 홈술족의 주요 소비 채널인 편의점이 주류업계의 접전지가 됐다”고 말했다.

요즘 편의점에서는 국산 맥주도 4캔을 묶어 1만원에 팔고 있다. 4캔 1만원 판매는 수입 맥주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한 행사였으나, 지난해부터 국산 맥주까지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도 수입 맥주에 밀리면 입지가 흔들린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업계에선 ‘음식점 영업용 마케팅 예산을 유통채널로 돌려서라도 홈술족을 잡으라’는 특명이 떨어졌다는 말도 들린다”고 했다.

하이트진로는 일본 홈술족까지 겨냥하고 있다. 이날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일본 소주(과일리큐르 포함) 수출액이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며 “이 기세를 몰아 일본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일본 내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에 참이슬 시리즈를 입점했고, 지난달부터는 로손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 총괄상무는 “더욱 박차를 가해 일본 가정 시장을 잡겠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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