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 억만장자 17시간마다 1명씩 늘었다
작년 660명 늘어..중국 최다
온라인 상거래 증가 등 영향
[경향신문]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았던 2020년에도 억만장자는 17시간마다 한 명씩 탄생했다. 어려운 한 해였다고 말하기 무색할 만큼 갑부들의 재산은 더 많이 늘어났고, 새로운 부자들도 많이 등장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6일(현지시간)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순위를 발표했다. 억만장자는 자산 10억달러(1조12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들을 뜻한다. 2020년 기준 세계 억만장자의 수는 2755명으로 전해보다 660명 늘었다. 이 중 493명은 이번에 처음으로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지난 한 해 동안 “17시간마다 한 명씩 새 억만장자가 추가됐다”고 전했다. 억만장자들의 전체 자산은 약 13조1000억달러(1경4613조500억원)로 조사됐다. 전해보다 5조달러(5577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가장 많은 억만장자를 보유한 나라는 전년도 614명에서 724명으로 늘어난 미국이었다. 두 번째는 698명이 등록된 중국(홍콩 과 마카오 국적자 포함)이 차지했다. 지난해 새 억만장자가 가장 많이 등장한 나라는 중국이었다. 새로 억만장자 명단에 오른 660명 중 3분의 1에 달하는 210명이 중국 출신이었다. 인도의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이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 갑부에 올랐다.
세계 1위 부자는 아마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로 총자산은 1700억달러(189조원)로 추산된다. 베이조스는 4년 연속 최고 부자로 기록됐다. 2위는 1510억달러(168조원)를 보유한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3위는 1500억달러(167조원)를 가진 루이뷔통 소유주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4위는 1240억달러(138조원)를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로 조사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가 970억달러(108조원)로 5위를 차지했다. 전설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1993년 이후 처음으로 5위권 밖(6위)으로 밀려났다.
17세에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라이다 센서를 개발한 루미나 테크놀로지의 오스틴 러셀 대표는 24억달러(2조7000억원)를 보유해 26세의 나이로 최연소 억만장자에 등극했다. 억만장자 중 11%가 여성이었다. 미국의 TV스타 킴 카다시안 웨스트도 이번에 처음으로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억만장자는 44명으로 전년도 28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위였던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명단에서 빠지고 3위였던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순자산 142억달러(15조8000억원)로 국내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포브스는 팬데믹 속에도 부자들의 부가 증가한 원인을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증가와 코로나19 관련 의료산업의 성장, 가상통화 폭등 등으로 꼽았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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