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민심 폭발, '분노투표' 현실로.."정권심판 봉인해제"
'분노 투표‘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 모두 국민의힘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민심이 실체를 보인다. 공정 붕괴, 민주주의 파괴, 부동산 참사, 무너진 K방역 등 지난 4년간 실정이 켜켜이 쌓여 마침내 민심이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7일 투표 종료 직후 KEP(KBS·MBC·SBS) 공동 출구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9%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예측 득표율(37.7%)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64.0%, 김영춘 민주당 후보가 33.0%로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이날 밤 10시26분 기준 서울 개표현황(개표율 3.5%)도 오 후보가 59.4%, 박 후보가 37.3%로 집계되고 있다. 부산은 개표율 22.7%에 박 후보 63.4%, 김 후보 33.9%다.
특히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폭탄’도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정권은 공시지가 ‘현실화’라는 명분으로 올해만 전국 공시가격을 19%나 올려버렸다. 공시가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재산세는 물론 지역 건강보험료 등 60여가지 각종 세금과 부담금 등의 기준이 된다. 별다른 소득 없이 집 한 채 가진 고령층에게 공시가 인상은 치명적이다.
공시가 상승 영향으로 서울에서만 종부세 대상 가구가 약 28만1000가구에서 41만3000가구로 급증했다. 민주당은 6억원 이하 주택에 재산세 감면 카드 등을 내세우며 전 국민 중 90%의 세금 부담은 오히려 낮아진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세금 부담이 결국 세입자 등에게 전가되는 효과를 고려할 때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집값은 정권이 다 올려놓고 국민들한테 세금까지 뒤집어 씌운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조세 저항이 분노 투표로도 연결되는 모양새다.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 서울 서초구, 강남구, 양천구의 투표율은 모두 60%를 넘어서 나란히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출구조사에서 나타난 강남 동권(서초·강남·송파구 등) 예상 득표율은 오 후보 67.2%, 박 후보 30.5%로 다른 지역보다 더욱 크게 벌어졌다. 연령별 예상 득표율에서도 종부세 등 세금 부담에서 더 고통이 클 수밖에 없는 60~70대 이상에서 오 후보의 지지율은 70% 안팎으로 집계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동산 문제는 못 가진 사람은 절망감에 빠지게 하고, 가진 사람은 세금에 허덕이게 한다”며 “그렇다고 집을 팔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야말로 오도 가도 못하게 묶어놓고 모든 사람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이뤄졌어야할 심판이 갑작스럽게 터진 코로나19(COVID-19) 사태 탓에 1년 연기돼 나타난 것이란 해석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유예됐던 정권 심판론의 봉인이 해제됐다”며 “조국 사태로 지난 총선에서 심판이 가능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K방역 잘했다’로 선거가 흘러가면서 심판이 미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모든 게 누적된 결과”라며 “북핵 문제, 코미디가 돼버린 검찰개혁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무너진 K방역, 집값 폭등, 세금 폭등에 대한 민심의 종합적 평가”라고 말했다.
압도적 표차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신율 교수는 “생각보다 시민들의 분노가 너무 크다”며 “이 정도라면 현 정권에 옐로카드(경고)가 아니라 레드카드(퇴장)를 날린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박성민 대표는 “국민의힘이 잘했다기보다는 민주당에 실망한 표도 많고 한번쯤 여당이 혼 나야한다는 심리도 작용했다”며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내년 대선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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