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효용성·공급 차질·혈전 유발까지..불안 커지는 AZ 백신

장은교 기자 2021. 4. 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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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만 30건 넘어 자체조사..아동·청소년 임상시험 중단

[경향신문]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령층에 대한 무효용성, 백신 공급 차질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백신 접종과 뇌혈전 반응의 연관성이 제기되면서 안전성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백신 개발국인 영국도 최근 30건의 뇌혈전 반응이 보고되자 자체 조사에 들어갔고, 백신을 공동개발한 옥스퍼드대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7일 오후(현지시간) AZ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 사례와 관련한 평가 결과를 화상으로 브리핑했다. EMA 안전성위원회는 “AZ 백신을 맞은 성인의 희귀한 혈전 문제 사이에 연관성을 발견했다”면서 “이는 현재 이용 가능한 모든 증거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EMA는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희귀 혈전 발생에 대한 원인으로 ‘면역 반응’을 꼽았다. 다만 EMA는 “AZ 백신의 이익이 부작용 위험성보다 더 크다”며 계속 접종을 권고했다.

EMA가 조사하고 있는 사례는 유럽 지역에서 접종한 920만명 중 발생한 44건의 뇌혈전 증상으로 전체 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상반응이 꾸준히 나타나고 사망자까지 나오는 만큼 이를 무시한 채 코로나19 예방효과만 강조하기는 어렵다. 뉴욕타임스는 “혈전 사례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국제 규제기관에서 AZ 백신의 부작용을 시사하는 것은 처음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영국은 프랑스와 독일 등이 65세 이상에게 효용이 없음을 의심하며 접종을 제한했을 때도, AZ 백신의 효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영국에서만 30건 이상 혈전 증상이 보고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닐 퍼거슨 임피리얼칼리지 교수는 5일 라디오4에 출연해 “AZ 백신과 관련된 위험이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며 명확한 조사를 촉구했다. 옥스퍼드대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백신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AZ 백신은 출시 전부터 효용성을 두고 논란이 됐다. 화이자 백신이 90% 이상 효능을 보인 것에 비해 AZ 백신은 70%의 효능을 인정받았다. 출시 후에도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65세 이상에 대한 임상시험군이 적다는 이유로 접종을 제한했다가 다시 확대했다. 이후 다시 혈전 부작용까지 드러나면서 10여개 국가에서 접종을 중단했고, EMA가 지난달 18일 “백신과 혈전은 관계없다”고 발표하면서 접종을 재개했다. 그러나 최근 각 나라에서 혈전 반응이 계속되고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각국 정부는 자체적으로 백신 접종 연령을 중장년층 이하로 제한했다.

백신 공급 불안정도 논란거리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AZ가 계약대로 제때에 백신을 공급하지 못해 유럽 국가들의 접종률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AZ 백신은 한국을 포함해 94개국에서 접종 중이다. 백신 접종과 혈전의 연관성 논란이 계속된다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각국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백신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관이 쉬워 중·저소득 국가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접종률이 낮은 이들 국가의 접종률 제고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은 AZ 백신이지만 코로나19 백신 자체가 너무 짧은 시간 안에 개발된 탓에 예상된 논란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염병 학자들은 보통 백신은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기까지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발병 10개월여 만에 긴급승인을 받았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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