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매서웠다..'무능·오만' 여당 참패 [4·7 재보선]
재·보선, 서울 오세훈·부산 박형준 당선…투표율 55% 역대 최고
LH 사태·전임 시장 성범죄 ‘정권 심판’에 문 대통령 레임덕 우려
여당 ‘5년 만의 패배’ 후폭풍 클 듯…야권은 세력 확장·재편 예상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4·7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서울시장은 오세훈 후보, 부산시장은 박형준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대선 전초전’ 격인 이번 선거가 국민의힘 승리로 돌아가면서 차기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세력 확장 및 재편이 전망된다. 5년 만에 전국 단위 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우려와 함께 대선을 향한 내부 권력구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오전 1시10분 현재 개표 결과 국민의힘은 재·보선 최대 승부처인 서울·부산 시장 선거에서 크게 앞섰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득표율 57.4%로 박영선 민주당 후보(39.4%)를, 부산에서는 박형준 후보가 득표율 62.7%로 김영춘 민주당 후보(34.4%)를 앞서 나가고 있다. KBS·MBC·SBS 방송 3사 공동출구조사 결과도 오세훈·박형준 후보가 박영선·김영춘 후보를 각각 20~30%포인트 차로 앞서면서 1위로 예상됐다.
국민의힘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 남구청장 선거에서는 서동욱 후보가, 경남 의령군수 선거에서는 오태완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25차례에 걸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폭등한 집값에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등으로 ‘부동산 민심’이 최악인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과 여당에 대한 ‘심판 여론’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원순·오거돈 등 전직 시장의 성범죄 사건 등으로 인해 치러진 선거라는 점도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분석된다.
선거 막판 여야의 ‘네거티브 선거전’에 따른 정치 불신으로 ‘투표 불참’ 확산이 우려됐지만, 재·보선 투표율은 55.5%(잠정)로 역대 재·보선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은 58.2%(잠정)였다. 부동산 문제 등을 매개로 ‘공정·정의’ 가치에 분노한 표심이 투표소를 더 찾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내년 3월 차기 대선을 불과 1년 앞두고 치러진 만큼 이번 선거 결과는 여야의 차기 권력구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총선 이후 첫 패배를 기록한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압승한 지 불과 1년 만에 차갑게 돌아선 민심을 둘러싸고 지도부 총사퇴를 비롯해 책임 논란은 물론 향후 쇄신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레임덕’ 우려까지 겹치면서 대선을 향한 권력구도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국민의힘은 2016년 총선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5년 만에 승리하면서 내년 대선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중도세력과의 야권 재편을 꾀할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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