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믿었던 반도체 대신 스마트폰·가전이 살렸다

노정연 기자 2021. 4. 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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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9조3천억 '깜짝 실적'

[경향신문]

갤S21, 57일 만에 국내서 100만대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인기 반영
코로나로 마케팅비 절감 영향도
반도체는 미 공장 한파 피해 커져
재가동되는 2분기엔 실적 이끌 듯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기록한 65조원의 매출액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66조9642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9조3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역시 시장 예상치(약 8조9000억원)를 넘은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급증한 비대면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사업이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면 올 1분기에는 갤럭시S21의 흥행과 프리미엄 TV, ‘비스포크’ 시리즈 등 맞춤형 생활가전이 효자 노릇을 했다. 반도체는 2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3%로 지난해 1분기보다 3%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갤럭시S21의 흥행은 몸값을 낮추고 출시 시기를 앞당긴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1은 출시 57일 만인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직전 모델인 S20보다 한 달가량 빠른 속도다. 여기에 보급형 모델 갤럭시A 시리즈와 마진율이 높은 갤럭시 버즈 등 웨어러블 제품의 매출 증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사업부문이 올 1분기에 4조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TV를 포함한 소비자가전 부문도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 분기 8200억원을 넘어서는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온 코로나19 펜트업 수요(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현상)가 올 1분기 가전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연초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TV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도 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로 마케팅 활동이 줄어들며 비용이 절감된 요인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한 ‘NEO QLED TV’ 등 TV 라인업을 확대하고 비스포크 등 맞춤형 생활가전 영역을 강화하면서 가전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보다는 감소한 규모지만 시장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부문은 D램 가격 상승에도 미국 한파로 인한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피해가 장기화하면서 당초 기대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3000억~3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4조1200억원)보다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영업손실 규모가 3000억원 안팎으로 점쳐지고 공정 개선 전환 등에 따른 비용 부담도 실적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분기에는 오스틴 공장이 풀가동을 재개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며 반도체 부문이 다시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의 경우 출하량이 줄어들며 1분기 대비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2분기부터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연간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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