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에 무단 낙서, 원상 복구하라".. 복원 비용 1000만원

정상혁 기자 2021. 4. 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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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관람객의 낙서로 훼손된 미국 화가 존원의 그림 '무제'. 가운데 초록색 부분이 낙서다. /연합뉴스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전시장에 걸려있던 미국 화가 존원(58)의 그림에 한 20대 남녀 커플이 물감을 덧칠한 사건이 발생했고, 열흘 뒤인 지난 6일 작가로부터 “그림을 원 상태로 복원해달라”는 연락이 온 것이다. 이 그림은 담벼락 낙서처럼 보이는 그래피티(Graffiti) 작품으로, 존원이 2016년 내한 당시 그린 것이다. 가격은 약 5억원 수준으로 책정돼있다.

전시기획사 관계자는 “작가 측으로부터 훼손된 그림의 복원을 요구하는 이메일이 왔다”고 밝혔다. 복원 비용은 1000만원 수준으로, 소요 시간만 한달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 훼손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낙서 탓에 기존보다 그림이 더 좋아졌다”는 의외의 반응이 속출하는 등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에 작가의 대응이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한 네티즌은 “애초에 화가 본인부터가 그림 구도나 색감에 일일이 의도를 갖고 그린게 아니면서 뭔 복원이냐”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보기에 변별력이 없다고 훼손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건 아니다”라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관계자는 “작가가 쿨하게 반응할 줄 알았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유감”이라며 “최대한 해당 연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기획사 측은 6월 13일 전시 종료 후 복원 절차를 시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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