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에 지친 부산민심 "일자리·경제 살릴 후보 찍었다" [현장르포]

파이낸셜뉴스 2021. 4. 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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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을 사람이 없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1번이나 2번이나 도긴개긴인데 그래도 조금 더 현실적인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찍었어요."

7일 오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광안1동 투표소를 찾은 30대 주부 임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연산동에 사는 대학생 한모씨는 "원도심에 경제자유구역을 확장한다는 후보의 공약이 마음에 든다. 이곳에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요즘 부동산 정책은 신뢰가 많이 떨어졌는데, 그래도 부산시장은 달랐으면 좋겠다"고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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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투표소에서 본 표심
"월급 서울 절반" 절박한 시민들
가덕신공항·경자구역 등에 기대
4·7 재보궐선거일인 7일 부산 수영구 비콘그라운드 1층에 마련된 광안3동 3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뉴스1
"뽑을 사람이 없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1번이나 2번이나 도긴개긴인데 그래도 조금 더 현실적인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찍었어요."

7일 오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광안1동 투표소를 찾은 30대 주부 임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임씨뿐만 아니라 투표소에서 만난 시민들 대부분은 이번 선거에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부산시장의 불미스러운 일로 시작된 이번 보궐선거가 달가울 리 없다. 임기도 짧아 약 1년3개월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기대조차 크게 없는 분위기다. 그저 국민으로서 선거에 참여한다는 보장된 권리,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해 시간을 내 투표장에 온 것만 같다. 임씨는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아이보고 부산에 살라고 말을 못 하겠다. 너무 일자리가 없고 일을 해도 월급이 서울 반토막밖에 안된다. 서울도 집값이 너무 비싸서 살기가 어렵다"면서 "제발 부산에 기업 유치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제2센텀시티도 한다고 했다가 아무런 소식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해운대 중1동 투표소를 찾은 30대 부부는 부동산 말을 꺼내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남편 윤모씨(30대)는 "이번 LH사태와 한 후보의 엘시티 특혜 의혹을 보면서 이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중산층조차 되기 어렵겠다는 회의감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또 양정동에 사는 박모씨(40대)는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그렇게 되면서 정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된다. 시민의 자부심을 세우고 경제를 잘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어난 LH사태를 비롯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어난 네거티브도 정치 피로감을 더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에 대한 희망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출근길에 투표장을 들렀다는 50대 최모씨는 "이번에 여야가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만든 건 정말 잘한 일이다. 다음 시장이 잘 추진해서 부산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산동에 사는 대학생 한모씨는 "원도심에 경제자유구역을 확장한다는 후보의 공약이 마음에 든다. 이곳에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요즘 부동산 정책은 신뢰가 많이 떨어졌는데, 그래도 부산시장은 달랐으면 좋겠다"고 내비쳤다.

이날 투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아 보였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한 차례 경험한 바 있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측면이 크다. 한 시민은 "비닐장갑도 주고 워낙 안내를 잘 해주니까 큰 걱정은 없다. 다만 신분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내릴 때 살짝 걱정하긴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 과정에선 크고 작은 사건도 발생했다. 부산 모라1동 투표소에서는 술에 취한 40대 남성 A씨가 "취직이 안된다"며 소란을 피운 뒤 출입문을 파손했다. 사상경찰서는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또 기장군 한 투표소에선 50대 남성이 기표소 내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다만 이 남성이 현장에서 사진을 바로 삭제하면서 소동으로 일단락됐다. 정당만 보고 투표를 하는 '묻지마투표'도 목격됐다. 좌동에서 만난 한 노년부부는 "종북은 싫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로운 부산시장을 뽑는 이번 보궐선거는 오전 6시 시작돼 오후 8시까지 부산지역 917곳의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개표에서 과반을 얻어 당선된 시장은 제39대 시장에 올라 그 즉시 임기가 시작된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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