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녀는 자격 없다" 스리랑카 미인대회서 '왕관 강탈' 소동

서유근 기자 2021. 4. 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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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각) 스리랑카에서 열린 기혼 여성 미인대회 시상식에서 우승자 푸슈피카 드 실바(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019년 우승자 캐롤라인 주리(왼쪽에서 두번째)에게 왕관을 강제로 빼앗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스리랑카 미인대회 시상식장에서 우승자가 이혼했다는 오해를 받아 왕관을 강제로 빼앗겼다. 이 우승자는 머리를 다쳐 입원까지 했다.

6일(현지 시각) 스리랑카 뉴스퍼스트 등에 따르면 푸슈피카 드 실바는 지난 4일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미시즈 스리랑카’ 대회에서 우승했다.

시상식이 마무리될 무렵 2019년 우승자 캐롤라인 주리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더니 “대회 규정상 참가자는 반드시 결혼해야 하며, 이혼한 참가자는 수상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 뒤 우승자 드 실바에게 다가가 머리에 씌어진 왕관을 직접 벗겨 빼앗았다. 주리는 빼앗은 왕관을 2위에게 씌워줬고, 눈물을 글썽이는 드 실바를 무대에서 내려가게 했다.

왕관을 강탈당하는 과정에서 드 실바는 머리카락이 엉키며 머리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 입원했다.

드 실바는 자신이 남편과 별거한 상태는 맞지만 이혼하지는 않았다며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어려움을 겪는 싱글맘들에게 이 상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또 “스리랑카에는 나 같이 고통받는 미혼모들이 많다”면서 “이혼한 여성일지라도 이 상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주리의 불미스러운 돌발 행동에 유감을 표하고 드 실바에게 사과했다. 또 드 실바가 이혼한 사실이 없다며 왕관을 다시 돌려주겠고 밝혔다.

드 실바는 주리를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경찰은 주리와 대회 관계자 등을 불러 사건 경위와 관련해 조사를 벌였다.

이 대회는 스리랑카에서 가장 큰 미인 대회 중 하나로, 해당 장면이 전국에 TV 전파를 탔고 시상식 현장엔 스리랑카 총리의 아내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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