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에 질린 日도시바.. 英자본 손잡나

조은효 2021. 4. 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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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인 싱가포르 행동주의 펀드와 경영 마찰을 빚고 있는 일본 전기전자·중공업 기업 도시바가 영국계 사모펀드(PEF)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등은 영국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털파트너스가 도시바 경영진에 지분 100% 인수와 함께 상장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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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CVC캐피털파트너
인수가 23조3400억원 내밀고
'간섭없는 비상장기업' 제안
원전 있어 日정부 승인 거쳐야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최대주주인 싱가포르 행동주의 펀드와 경영 마찰을 빚고 있는 일본 전기전자·중공업 기업 도시바가 영국계 사모펀드(PEF)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다. 인수 추정가는 약 2조3000억엔(약 23조3401억원)이다. 인수 조건은 '투자자들의 간섭이 없는' 비상장기업으로 전환시켜주겠다는 것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등은 영국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털파트너스가 도시바 경영진에 지분 100% 인수와 함께 상장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구루마타니 노부아키 도시바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인수 제안이 왔으며, 이제부터 이사회를 열어 논의하겠다"고 말해, 인수 제안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도시바는 과거 회계 부정 문제를 필두로 2006년 인수한 미국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 하우스의 파산(2017년) 등으로 경영 위기를 겪었다. 주력인 플래시 메모리 사업부를 도시바 메모리(현 기오시아)로 분사해 미국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에 2조4000억엔 매각했다. 이어 2017년에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6000억엔 증자를 실시했는데, 이 때 증자에 참여한 주주들과의 갈등을 빚어 왔다.

도시바의 지분은 골드만삭스(7.4%) 등 해외 금융회사 및 투자회사가 62.7%, 다이이치생명(2.5%) 등 일본 금융회사들이 13.4%를 나눠갖고 있다. 개인주주 비율은 20.2%다. 이 가운데 행동주의 계열인 싱가포르 에피시모캐피털 매니지먼트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에피시모 측과 도시바 경영진과 곳곳에서 대립하면서 신속한 경영판단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 영국 CVC캐피털파트너스가 도시바의 주식을 전부 다 사들이겠다고 솔깃한 제안을 해온 것이다. 금융투자 회사의 경영 간섭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제안한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해석했다. 닛케이는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 통치 체제를 바꾸기 위해 주식 비공개화(상장폐지)를 검토하는 이례적 사태가 됐다"고 분석했다.

영국 CVC캐피털파트너스는 인수 금액으로 주가의 30%에 프리미엄(웃돈)을 주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기준 도시바의 시가총액은 1조7437억엔이다. 30% 프리미엄이 붙어 주식공개매수(TOB)가 성공한다면 인수 규모는 2조3000억엔(약 23조원)에 달하게 된다.

도시바는 경제안보에 직결되는 원자력발전 사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외자본이 인수하려면 경제산업성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시장에서는 CVC가 도시바를 손에 넣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 도시바 사장인 구루마타니 사장은 미쓰이스미토모 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과거 CVC재팬 회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이 때문에 CVC와 사전에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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