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영업익 9.3조 '깜짝 실적'..갤럭시 날았다

노현,이종혁,박재영 2021. 4. 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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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빅2' 1분기 실적
LG도 창사이래 최대기록
매출 18조, 영업익 1.5조

◆ 삼성전자 1분기 깜짝실적 ◆

국내 전자업계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부진을 스마트폰으로 만회하며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고,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 판매 호조를 앞세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66조9600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8조8743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사업부문별 성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실적 부진을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세트 부문이 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분기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이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한 달 이상 지속된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 영향 등으로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 역시 이날 호실적을 발표했다. 매출(18조8057억원)과 영업이익(1조5178억원) 모두 분기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영업이익은 1조원대 초반으로 예상됐던 시장 전망치는 물론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09년 2분기 실적(1조2483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오스틴 공장 정상화도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촉매 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 기자]

D램값 올라도 못웃는 삼성…칩 부족에 스마트폰 생산 어쩌나

커지는 반도체發 불확실성

D램값 2년만에 4弗대로 뛰어
낸드가격도 올라 호실적 기대
모바일·가전 원가상승은 악재

美·中 패권다툼도 부담 우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갤럭시S21 스마트폰 조기 출시 효과에 힘입어 잠정치 기준 분기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의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지하에 갤S21 광고가 걸려 있다. [이충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잠정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 반도체 수급 대란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으며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산업을 덮치자 삼성전자의 앞날에도 '반도체 불확실성'이 드리웠다는 분석이다.

D램·낸드플래시,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등의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그리는 반면, 스마트폰·생활가전·TV 같은 완제품은 원가 상승과 생산 차질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나 늘었다. 삼성전자 실적을 떠받치던 반도체가 예상외로 주춤했고 스마트폰과 가전이 이익을 주도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이런 형세는 2분기부터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D램과 낸드 가격이 반도체 수급 대란을 타고 2분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PC용 D램 현물가는 2019년 4월 이래 처음으로 올해 1분기 4달러 선에 안착했다. 2분기부터는 현물가와 2~3개월 시차가 있는 고정거래가가 같이 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트렌드포스는 모바일·PC D램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서버용 D램 가격이 이번 분기에만 최대 20% 급등하고 그간 정체됐던 낸드 가격도 최대 8%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데이터센터용 낸드 주문도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비대면 수요 증가로 1인 1PC 트렌드가 확산되며 올해 PC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차세대 서버 플랫폼 출하가 이번 분기에 시작돼 데이터센터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도 수개월 기다려야 생산 계약을 맺을 수 있을 정도로 활황이다. 현재 TSMC와 DB하이텍을 비롯한 국내외 파운드리 업체들은 주문이 감당 못할 정도로 밀려들어 신규 계약마다 거래가를 20~30%씩 올리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올해 이 회사 파운드리 매출액은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 기록(약 17조원)을 경신해 2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삼성전자는 수익성 높은 첨단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공정의 수율(양질 제품 생산 비율)을 연초 대비 점차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져 영업이익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T 완제품과 반도체 사업을 모두 하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급 대란은 '양날의 칼'이다. 삼성전자는 당장 이번 분기부터 반도체와 인쇄회로기판(PCB) 같은 핵심 부품 부족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 생산 차질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 조사 결과 실제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예정 생산량이 최근 줄기 시작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이 2월 16일부터 지난달 하순까지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하면서 발생한 생산 차질 피해가 2분기부터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공장은 5세대(5G) 이동통신용 무선주파수집적회로(RFIC)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구동집적회로(DDI)를 주로 만든다. 이번 셧다운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플을 비롯한 전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 생산 차질을 불러올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급 대란 때문에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예정된 물량만큼 생산하지 못할 지경이다.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한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도 반도체 대란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 원가 상승, 생산 차질 우려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삼성전자는 IM과 CE의 실적이 둔화하고 반도체는 오스틴 셧다운 사태 해소와 파운드리 수율 개선 효과에 힘입어 실적이 큰 폭으로 뛸 조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첨단 반도체 공장 유치를 두고 줄다리기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도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변수다. '미국 반도체 굴기'를 천명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오는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IT·완성차 기업 경영진을 불러 반도체 수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때 삼성전자에는 미국 내 생산기지 증설 결정과 추가 투자, 중국 공장 첨단화 제한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역시 삼성전자에 시안 낸드 공장 추가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육성을 저지하려고 조만간 강화된 제재를 내놓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내부는 이런 제재의 불똥이 튀어 실적에 부담을 줄까봐 염려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또 다른 외부 변수는 마이크론·SK하이닉스와의 메모리 기술 경쟁이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10나노 초반대 첨단 D램과 7세대 176단 적층(V)낸드의 개발·생산을 앞질러 발표하며 위기감이 높다.

[이종혁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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