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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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에 자두와 유리병이 있다.
서로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붉은 자두와 푸른빛의 테이블과 빈 병이 어디선가 들어오는 빛을 받아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유리병과 자두 사이엔 어떤 공통점이 존재할까? 그것은 '시간'이다.
유리병은 비어 있지만, 과거 그 안엔 어떤 것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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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에 자두와 유리병이 있다. 서로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붉은 자두와 푸른빛의 테이블과 빈 병이 어디선가 들어오는 빛을 받아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이 작품은 사진가 김용훈이 빈 병과 제철 과일을 함께 찍은 연작 ‘사계(四季)’의 하나다. 유리병과 자두 사이엔 어떤 공통점이 존재할까? 그것은 ‘시간’이다. 유리병은 비어 있지만, 과거 그 안엔 어떤 것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그 곁의 자두는 제철을 만나 탐스러운 모습이다. 사라져버린 과거와 찬란한 현재가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사진은 또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빈 병은 그 쓸모를 잃었지만 계속 존재할 것이다. 반면 자두의 싱싱한 과육은 얼마 가지 못하고 썩어 소멸될 운명이다. 생의 절정을 맞았지만 유한한 생물체가 무심한 사물의 곁에서 안타까운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의 아이러니다.
화가와 사진가들은 이렇게 정물을 통해 자신의 세계관과 미학을 드러낸다. 작가들이 오브제를 마음껏 지배할 수 있어서다. (갤러리룩스 30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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