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변이에 신음하는 남미..슈퍼 전파국 된 브라질
[경향신문]
브라질이 남미 코로나19 슈퍼 전파국이 됐다. 하루 사망자만 4000명을 넘어선 브라질을 중심으로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 주변국들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브라질 인근 국경지역 확진자의 절반 가량이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어서 방역에 실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향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남미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꼽히는 브라질은 최근 일주일 동안 최다 확진·사망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기준 일일 사망자는 4195명으로 최다 기록을 갱신했다. 지난달 31일 일일 사망자는 3950명을 기록했다 최근 1000명대로 줄어들었으나 이날 다시 사망자 수가 치솟았다.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10만명을 넘어선 뒤 진정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이날 8만명을 기록하며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누적 확진자는 1310만명, 사망자는 33만6900명을 넘어섰다.
현재 확산세는 브라질 P.1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 영향이 크다. 특히 젊은층에서 확진자와 중증환자가 늘고 있다. 상파울루주의 페드로 델 안토니아 임시병원이 세워졌던 지난해 7월 코로나19 입원환자 평균 연령은 65세였지만, 현재는 37세로 젊어졌다. 상파울루주에서는 병상이 부족해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입원을 기다리다 숨진 환자만 550여명에 달했다. 상파울루주 부탄탕 연구소의 지마스 코바스 소장은 “4월이 비극적인 달이 될 수 있다”면서 “하루 사망자가 5000명까지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가 주변국으로 퍼지며 남미 전체가 신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하루에만 아르헨티나 2만명, 칠레 5000명, 페루 80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확산세가 커지고 있다. 남반구의 쌀쌀해진 날씨와 느슨해진 방역의식 등도 영향을 미쳤지만, 남미 대부분 국가와 국경을 공유하는 브라질이 진앙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페루 수도 리마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의 40%, 우루과이 30%, 파라과이의 브라질 인근 국경지역의 절반이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었다.
브라질 안팎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향한 방역 실패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CNN은 “브라질 코로나 악몽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최대의 정치 위기를 가져왔다”면서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과 국경을 맞댄 지역에서 감염이 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브라질 변이는 보우소나루 변이로 불러야 한다. 브라질은 가장 위험한 변이의 진앙”이라며 맹비난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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