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발기부전 다 잡는..남성을 위한 약 개발

정지성 2021. 4. 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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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사 80주년 유유제약
오너 3세 유원상대표 인터뷰
탈모치료 효과 큰 전립선약
문제는 성기능 저하 부작용
발기부전 치료 성분 넣은
복합개량신약 개발 나서
복제약 위주 사업체질 개선
"대학생이 찾는 회사 만들 것"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발기부전 부작용은 줄인 탈모·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국내 중견 제약사 유유제약의 유원상 대표(47·사진)가 7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탈모에도 효과가 있는 전립선비대증약과 발기부전 치료제를 혼합한 복합치료제를 개발 중"이라며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개발에 성공하면 남성들의 중요한 건강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줄 말 그대로 '남성을 위한 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대표이사 겸 사장에 선임된 오너 3세인 유 대표는 "일반적으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두타스테리드'라는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성분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저하"라며 "이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착안한 게 발기부전 치료 성분인 '타다라필'을 두타스테리드와 복합한 개량 신약"이라고 복합치료제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두타스테리드는 전립성비대증 외에 탈모에 치료제로 쓰이는 성분이고 타다라필은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를 만들 때 들어가는 주성분이다. 두타스테리드와 시알리스 성분을 합친 복합치료제는 2016년 임상1상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약의 제형을 연질캡슐에서 다른 형태로 변경하면서 다시 전임상(동물시험)을 준비 중이다. 유 대표는 "두 가지 성분에 대한 임상 결과 두 약을 함께 복용해도 서로 간섭효과 없이 약효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탈모약을 복용하는 남성들이 성기능 관련 부작용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부작용 없이 안정적으로 탈모·전립선비대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후 복제약(제네릭) 생산·유통 중심이던 회사 체질을 과감히 신약 연구개발(R&D) 위주로 바꾸고 있는 유 대표는 발기부전 부작용이 없는 탈모·전립선비대증 치료제 개발 외에도 안구건조증,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등 총 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들어갔다. 유 대표는 "안구건조증 신약은 동물시험을 통해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항염증 효과와 각막 상피세포 치유 효과를 확인했다"며 "눈물 분비량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과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는 미국 UCLA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유 대표는 "뇌졸중 신약의 경우 기존 약들이 신경세포에 대한 공격을 막는 수준이었다면 우리가 개발 중인 신약은 손상된 신경까지 복구하는 게 목표"라며 "개발에 성공하면 뇌졸중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치료비 부담을 안고 있는 환자 가족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는 매년 한 개씩 신약을 내놓는다"며 "복제약 판매에 의존하고 신약을 개발하지 않으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어 생존을 위해 앞으로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향후 5년 안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약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 대표는 유유제약을 '대학생이 가장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유 대표는 "업무 동기와 애사심을 부여하기 위해 우수한 사원들에게 자사주를 무상 증여하는 스톡그랜트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직원들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키퍼' 제도도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올해 창사 80년을 넘어 100년, 200년 가는 제약 기업으로 이어 가기 위해 인재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과 형제 기업으로 잘 알려진 유유제약은 국내에서 다섯째로 오래된 전통 제약사로 올해 창사 80주년을 맞았다. 유유제약 창업주 유특한 회장은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의 동생이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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