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 구금하고 "아빠 어딨는지 불어!"..막나가는 미얀마 군부
[경향신문]
만 4세. 한국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단체활동을 하고 있을 나이에, 미얀마의 네살배기는 군경에게 붙잡혀 취조를 당했다.
미얀마 현지 매체는 미얀마 군부가 지난 5일(현지시각)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바고 지역 공보담당자 자 레이의 4살 딸을 포함한 가족 6명을 약 15시간 동안 구금했다고 지난 6일 전했다. 체포된 6명 가운데 자 레이의 4살 딸과 2살 조카, 13살 처남까지 3명이 어린이였다.
자 레이는 바고 지역에서 반군부 시위를 주도하다 지난 2월 군부에 의해 기소된 뒤 숨어 지내고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에 대중과 만났다는 게 군부의 기소 이유였다. 그의 아내도 자 레이의 행방을 캐묻는 군부의 협박을 피해 몸을 숨겼다.
자 레이의 장모와 처제 등은 지난 5일 오전 5시30분쯤 자 레이의 딸을 어머니에게 데려다주려던 길에 군부에 붙잡혔다. 군부는 어린이 3명이 포함된 자 레이의 친지 6명을 경찰서와 군 주둔지로 끌고 가 약 15시간 동안 심문했다.
자 레이의 친척은 “아이들이 겁에 질렸지만 그들(군경)은 자 레이가 어디 있는지 계속 물었다”며 “그들은 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서야 우리를 풀어줬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말했다. 그는 “그들의 딸은 이미 부모와 헤어진 일로 충격을 받았는데, 이번에 더 많은 트라우마를 겪을까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자 레이는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그들이 나에게 원한을 품고 나를 체포하고 싶다면 나를 찾아야 한다”며 “무고한 아이들을 체포하거나 어딘가로 데려 갈 이유가 없다. 국제법과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을 보면 미얀마 군부가 반군부 인사들을 체포하기 위해 가족을 구금해 협박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라와디는 미얀마 몬주 몰먀잉 군에서 군부 휘하에 들어가길 거부하고 잠적한 학자의 두 성인 아들이 2주간 구금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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