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정부 존재 이유 저버린 文정권 4년

기자 2021. 4. 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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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을 다짐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는 대한민국헌법의 가치·이상·목표를 썩 잘 표현했다.

그 훌륭함은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한 게티스버그 연설문에 비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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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을 다짐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는 대한민국헌법의 가치·이상·목표를 썩 잘 표현했다. 그 훌륭함은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한 게티스버그 연설문에 비견된다.

두 연설문은 대통령(정부)의 존재 이유를 살피게 한다. 대통령직 4년간 링컨 대통령은 노예제가 폐지된 남북통일 국가를 이룩했다. 그러면 문 대통령은 노예 상태의 북한 주민을 위한 인권 개선을 위해, 그리고 헌법상 요구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남북통일을 위해 어떤 노력과 업적을 이뤘는가?

문 대통령은 핵·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북한과의 대결과 초대강국 미·중 대결 한가운데 끼인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안위(survival)와 번영(betterment)을 위해 어떤 노력과 업적을 이뤘는가? 민주적으로 집권한 문 정부는 전대미문의 다수독재체제를 구축해 자유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점 외에 무슨 업적을 이뤘는지 물어보자.

당내 민주주의를 파괴해 그 자체 독재정당이 된 여당은 절대다수 의석 획득과 함께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고 야당과의 협치 없이, 또는 소수당을 들러리 세워 위헌적인 특별법(5·18민주화운동법, 대북 전단 금지법 등)들을 마구 통과시키는 등 국회를 독주한다. 그뿐만 아니라, 국회는 대정부 견제 기능을 잃은 청와대 하청 입법기관의 역할을 한다. 대법원장 등의 코드 인사는 삼권분립을 무력화하고 있다. ‘인재 영입’이란 덕목과 거리가 먼 코드 인사는 행정부 장관들을 청와대의 시녀로 만들었다.

그동안 구축된 독재체제는 자유민주체제의 뼈대인 법 지배 원칙(the Rule of Law)의 훼손으로 표출돼 왔다. 민주화 관련 특별법들은 민주화에 기여했으나 특별법 제정을 끌어낼 정치력이 없는 수많은 민주시민에 대한 관계에서 평등원칙에 반하며, 집행이나 판단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삼권분립에 어긋난다. 그동안 봐 온 민주당 지지층 강남좌파의 ‘내로남불’(위선·연출 등)은 입법·행정·사법과 전 사회 과정에 걸친 반(反)평등·공정·정의에 지나지 않는다.

민주든 독재든 근대국가는 법치주의를 필수로 한다. 그러나 정치권력(살아 있는 권력)에 평등·공정하게 미치지 못하는 법치주의는 결코 법 지배의 원칙에 맞는 법치주의일 수 없고,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통치수단인 법치주의(the Rule by Law)일 수밖에 없다. 울산시장 부정선거 사건 등에서 보듯이 검찰개혁을 빙자해 검찰 수사가 청와대나 정치권에 못 미치게 하려고 만든 공수처법, 검찰 대학살 인사,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징계절차 개시, ‘검수완박’을 통한 윤석열 총장직 사퇴 성취는 결코 검찰개혁도, 법 지배 원칙의 실현도 아니다.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장차 자기들도 적폐청산의 대상이 될 업적 외에 경제, 4차산업혁명 진작, 양극화 등에서 도대체 무슨 업적이 있는가? 집권에서의 민주주의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의 업적(산업화)에 한참 못 미치는 무능·무책임·후안무치도 정당화하는가? 폄훼해 오던 권위주의 정부의 훌륭한 업적들은 어떻게 평가돼야 하는가? 정당화는 깨어 있는 시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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