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진심이 거짓 이겨야".. 吳 "젊은 층 지지 느껴져"

배민영 2021. 4. 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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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마지막날 총력 유세
광화문서 '촛불정신' 소환
정의당 외면 속 진보에 호소
홍대 찾아 2030 표심 구애도
9개 구 훑으며 청년 투표 독려
朴 '내곡동 신발 사진' 공개에
野 "모양 다르고 국산 브랜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6일 각종 여론조사 지표가 불리한 것과 관련해 ‘오세훈 심판론’이 커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의당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소개로 널리 알려진 새벽 노동자들의 6411번 버스 탑승으로 선거운동 마지막 날 첫 유세를 시작한 박 후보는 집중 유세를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해 광화문에서 끝맺으며 ‘촛불 정신’을 되살려 진보 진영 유권자들을 결집하는 데 주력했다.

박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야당이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론으로 이어가려는 움직임에 대해 “현장에서는 오히려 오세훈 후보 심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과연 우리 아들, 딸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겠느냐고 유권자들이 저한테 오히려 말씀하신다”면서 “꼭 당선돼야 한다고 더 간절하게 이야기를 해 주셔서 제가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4시쯤 일명 ‘노회찬 버스’로 불리는 6411번 버스에 탑승해 40여 분간 시민들과 인사했다. 이 버스는 노 전 의원이 2012년 7월 정의당 당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언급해 널리 알려졌다. 비록 정의당이 자신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진보 진영 유권자들을 결집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박 후보는 버스에서 내린 뒤 곧장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고충을 청취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광화문 집중 유세에서는 민주당의 부족함을 반성하면서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셀프보상 의혹과 그의 시장 시절 행보를 비판하는 데도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앞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후보는 “그동안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었다”면서 “철저하게 반성하고 더 뼈저리게 느껴서 우리 내일 투표일을 계기로 해서 새롭게 태어나는 민주당이 되자”고 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가 시장 시절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면서 주민 동의 없이 은행나무를 베어낸 점, 광화문 일대가 호우로 물난리를 겪었던 점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또 전날 열린 방송 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내곡동 땅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에 대해서도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현장을 지켜봤다”고 했다.
박 후보는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 마련된 캠프 사무소에서 선거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진심이 거짓을 이기는 서울시를 만들겠다”며 오 후보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 서울은 안정적으로 시정을 이끌 시장이 필요하다”며 “약자 차별과 투기 조장 정책으로 서울시의회와 부딪치고 정부와 부딪치고 결국 서울을 정쟁의 도가니로 몰고 갈 그러한 1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극우집회로 방역 위기를 초래하고 소상공인의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전광훈 목사와 서슴없이 손을 잡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이 서울시민을 대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7서울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후 서울 안국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 등을 ‘악재’로 표현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조금 더 단호하게 이 부분을 냉철하게 대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다만 박 전 시장 관련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이후 서대문구와 은평구, 마포구, 광화문에서 연쇄 유세를 펼치며 이날 마지막 공식 선거운동을 마쳤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사연을 소개하며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결집과 지지를 재차 호소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 앞 사거리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강북 험지 강행군 한 吳 “與 정신 차리게 해주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보수 야당의 전통적 ‘험지’로 꼽히는 강북 지역을 샅샅이 훑으며 막판 총력전을 폈다. 오 후보는 특히 이번 선거에서 그간 진보 진영 지지층으로 분류돼온 2030세대의 민심 이반이 뚜렷하다고 판단, 청년층에 공개 구애를 보내며 투표를 독려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 나경원 전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오 후보와 최종 유세를 함께하며 힘을 실었다.

오 후보는 이날 자신의 거주지이자 지난해 총선 때 출마했던 광진구 유세를 시작으로 중랑·노원·강북·성북·종로·은평·서대문·중구 등 9개 구를 도는 강행군을 했다. 오 후보는 광진구 자양사거리 출근길 유세에서 “이번 선거가 치러지는 이유를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정신을 차리게 해줘야 한다”며 “내일은 대한민국과 서울시민이 승리하는 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젊은층의 지지가 확연히 피부로 느껴진다”며 “2030세대가 1년 전과 달라진 것은 지난 10년 서울시장, 지난 4년 문재인 정권의 행태에 분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원구 유세 현장에는 지난해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투척했다가 수감된 50대 남성의 아들이 연단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청년은 “지금 2030세대는 희망이 안 보인다. 누가 뺏어갔느냐”며 “‘거대 악’을 무찌르기 위해 적어도 자기 자신을 성찰할 줄 알고, 반성할 줄 아는 오 후보를 응원해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선 오 후보는 “이번 선거를 하면서 대한민국 청년들이 얼마나 예리하고 냉정한 눈으로 현실정치를 바라보고 있는지 느꼈다”며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공정과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대한민국 심장 서울이 다시 뛸 수 있게 뼈가 가루가 되도록 뛰겠다”고도 다짐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일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은평구 불광천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후보는 은평구 불광천 유세에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위선·무능·내로남불’ 등의 표현이 민주당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을 두고 “이게 민주당 정권의 실체라는 것을 선관위가 공식 선포한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오 후보의 최종 유세 현장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유승민 전 의원, 나 전 의원, 안 대표 등 범야권 인사가 총출동했다. 마지막까지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안 대표는 오 후보를 향해 “꼭 시장에 당선돼서 임기 첫날부터 능숙하게 유능함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오 후보는 “당선되면 반드시 안 대표와 함께 공정과 화해의 정치를 시민들께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신촌 유세 현장에는 청년층을 비롯, 지지자 수백명이 운집했다. 이후 오 후보는 동대문 남평화상가로 이동해 상인들과 간담회를 끝으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 후보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이 과거 ‘페라가모’ 브랜드의 구두를 신은 증거 사진이 나왔다고 밝힌 것을 겨냥해선 “어처구니가 없다”며 “분명히 생긴 것도 다르고 국산 브랜드”라고 반박했다. 앞서 오 후보의 처가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과 관련해 그가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간 날 인근 생태탕집에 흰색 페라가모 로퍼를 신고 방문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를 둘러싼 정치 공방이 벌어졌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오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배민영·김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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