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불법 현수막' 단속기관까지 가세
[KBS 춘천]
[앵커]
길거리에 마구잡이로 설치되는 현수막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만 아니라,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작 단속을 하고 모범을 보여야할 공공기관들이 이런 불법 현수막을 버젓이 게시하고 있습니다.
현장K, 조휴연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춘천 주택가의 공원입니다.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게시자는 '춘천시 녹지공원과'입니다.
인근 지역의 도심 대로변에도 현수막이 나부낍니다.
게시자는 정당과 춘천시입니다.
춘천 도심 외곽의 사거립니다.
현수막 지정 게시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채 5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춘천시에서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도심 교차로의 상황은 더 심합니다.
현수막 지정 게시대에 빈 자리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 현수막 여러 개가 걸려 있습니다.
현수막마다 춘천시, 춘천도시공사, 산림청이란 글씨가 인쇄돼 있습니다.
모두 불법 현수막입니다.
[이명화/춘천시 우두동 : "저는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는데 현수막이 많이 걸려있다보니까 아무래도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질 뻔 한 적도 많고. 앞에 시야가 너무 많이 가려져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지정 게시대가 아닌 곳에 현수막을 거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과태료도 1건당 최고 500만 원까지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춘천시가 부과한 현수막 과태료만 3억 5,000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공공기관에 과태료를 부과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민간인들만 처벌한 겁니다.
[최운수/춘천시 광고물담당 : "저희도 이제 각 부서에 지정게시대와 공공현수막 게시대를 이용하도록 저희가 각 부서에 저번 주에 공문을 다 시행해놓은 상태입니다."]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들이 보란듯이 저지르는 불법 행위.
이를 눈 감아주는 단속 기관.
과연 정의로운 법 집행인지 시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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