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민단 단장 선거 파행.. 투표함 개봉 없이 현직 연임 발표

최진주 2021. 4.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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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재일동포의 구심점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단장 선거가 투표함도 개봉하지 않고 당선자를 발표하는 파행으로 얼룩졌다.

민단은 6일 최고 의결기관인 제55회 중앙대회를 열어 단장 선거 후보인 임태수(59) 현 부단장의 범죄혐의 전력을 이유로 후보자격 박탈을 결정했다.

문제는 신임 단장을 선출할 예정이던 2월 26일 중앙대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임 후보의 자격을 이유로 개표를 연기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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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단 선관위, 현 부단장 후보 자격 박탈 
법정다툼 가능성.. 재일동포 구심 조직 분열
재일 민단 중앙본부 단장 후보로 나선 여건이(왼쪽 사진), 임태수 후보.

50만 재일동포의 구심점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단장 선거가 투표함도 개봉하지 않고 당선자를 발표하는 파행으로 얼룩졌다. 민단은 6일 최고 의결기관인 제55회 중앙대회를 열어 단장 선거 후보인 임태수(59) 현 부단장의 범죄혐의 전력을 이유로 후보자격 박탈을 결정했다. 이로써 두 차례나 개표를 연기한 끝에 현 단장인 여건이(72) 후보의 재선이 결정됐다. 그러나 개표를 진행해달라는 각 지역 민단의 청원이 수용되지 않으면서 민단 조직이 분열로 치달을 전망이다.

앞서 임기 3년의 민단 단장 선거에는 여 후보와 임 후보 2명이 나서 6년 만에 경선이 치러졌다. 보통 500여 명이 넘는 회원이 중앙대회에 모여 투표가 이뤄지지만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편투표 방식을 택했다. 불편한 투표 방식에도 유권자 1,641명 중 81.9%인 1,344명이 한 표를 행사했다.

문제는 신임 단장을 선출할 예정이던 2월 26일 중앙대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임 후보의 자격을 이유로 개표를 연기하면서 시작됐다. 3월 12일 속개된 중앙대회에선 아예 임 후보의 후보자 지위를 취소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선관위가 주장한 임 후보의 결격 사유는 2004년 일본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혐의로 종결됐던 사안이라 민단 임시의장단은 결격 사유가 안 된다며 선관위의 주장을 거부했다. 그러자 박안순 임시의장은 의장단 3명 중 부의장 2명을 직위 해제하고 이날 단독으로 대회를 속개했다. 이어 선관위 주장을 수용해 임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개표 없이 여 후보 당선을 발표한 것이다.

일방적인 당선자 발표에 민단 지방 조직은 격앙돼 있다. 이미 지난달 민단 선거가 파행을 거듭하자 각 지역 민단은 공정한 선거 진행과 개표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중앙본부에 잇따라 올렸다. 당시 간토(關東) 지역 단장들은 연명서를 통해 “민단의 각급 조직 단원들로부터 격렬한 항의가 들끓고 있다”며 “이대로는 지역 민단조직이 존망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민단 간부는 “지역에서도 절대 일어나선 안 될 황당한 일이 중앙본부에서 일어나 젊은 회원들 보기가 부끄럽다”며 “회원 대부분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으니 어떻게든 정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회는 선관위 결정에 반발했던 민단 고문 등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향후 양측의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민단에 따르면 48만5,000여 명으로 추정되는 재일동포 중 민단 회원은 32만6,000명가량(2016년 기준)이다. 우리 정부는 민단과 관련 단체에 연간 80억여 원을 지원한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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