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픽업' 안 할래"..'벼랑 끝' 쌍용의 희망, 신형 렉스턴 스포츠

최기성 2021. 4. 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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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해진 국가대표 픽업, 쌍용차 생존 의지 담아
출시 첫날 1300여대 계약..한달치 실적에 육박
렉스턴 스포츠 구형과 신형(오른쪽) [사진 제공=쌍용차]
벼랑 끝에 몰린 쌍용자동차가 신형 렉스턴 스포츠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밝혔다.

쌍용차는 현재 생존 위기에 처해있다. 새 주인으로 유력했던 투자자 HAAH 오토모티브는 법원이 요구한 지난달 31일까지 투자의향서를 내지 않았다.

쌍용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에 6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 의견 회신서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오는 8~10일쯤 회생절차 돌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에 처한 쌍용차는 지난 5일 부분변경 모델인 더뉴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을 내놓으며 생존 의지를 나타냈다. 새로워진 픽업트럭을 내놓으며 쌍용도 '픽업'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더뉴 렉스턴 스포츠는 출발이 좋다. 첫날 1300여대가 계약됐다. 지난 3월 판매대수 1496대에 육박한다.

조선픽업의 역사-쌍용 '스포츠' 시리즈
더뉴 렉스턴 스포츠 [사진 제공=쌍용차]
쌍용차는 신형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면서 쉐보레 콜로라도, 지프 글래디에이터, 포드 레인저 등 미국 정통 픽업에 맞서 한국인을 위한 픽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선픽업'을 주제로 래퍼 라비가 작사·작곡하고 한국의 소리꾼 방수미 명창이 피처링한 뮤직비디오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조선픽업은 렉스턴 스포츠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았다. 쌍용차는 2002년 450억원을 투자해 쌍용차 최초의 픽업트럭인 무쏘 스포츠를 내놨다. 2006년 액티언 스포츠, 2012년 코란도 스포츠를 선보이며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쌍용은 아울러 픽업트럭 이미지 개선에도 나섰다. 이름에 화물차·용달차 느낌이 물씬 나는 픽업트럭 대신 '스포츠'를 붙였다.

렉스턴 '스포츠'라고 이름만 바꾼 게 아니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경쟁하기 위해 SUV의 장점인 실용성을 강조하고 승차감, 편의성도 향상했다. 아울러 무쏘 스포츠는 SUT(스포츠유틸리티트럭), 코란도 스포츠는 LUV(레저유틸리티차량)로 정의했다.

'조선픽업'을 주제로 삼은 더뉴 렉스턴 스포츠 [사진 제공=쌍용차]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를 '오픈형 렉스턴'이라고 부른다. 오픈형 데크를 가진 전천후 SUV라는 뜻이다. 그동안 간접 경쟁 상대였던 SUV와 이제는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공략 대상도 열정을 갖고 자신의 일에 프로답게 일하고, 가족과 함께 레저를 즐기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다.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는 출시 이후 국내 픽업트럭 시장 파이를 키웠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집계한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는 2017년 2만2912대에서 2019년 4만2021대로 증가했다. 2년 전보다 83.4% 증가한 셈이다. 이 중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 포함) 판매량이 4만1717대다. 점유율은 99.2%에 달한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출시 2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만 대를 돌파했다.

쌍용차가 고군분투하며 황무지를 옥토로 만든 픽업 시장에 수입차 브랜드가 숟가락을 얹었다. '픽업 본고장' 미국의 빅3 브랜드가 내놓은 쉐보레 콜로라도, 지프(Jeep) 글래디에이터, 포드 레인저다.

100년 픽업 역사를 지닌 쉐보레는 지난 2019년 정통 아메리칸 픽업인 콜로라도를 가져왔다. 지프도 지난해 브랜드 최초 컨버터블(오픈카) 픽업인 글래디에이터를 한국에 가져왔다. 올해는 '픽업 강자' 포드가 레인저를 출시했다.

더뉴 렉스턴 스포츠, '외강내유' 패밀리카

더뉴 렉스턴 스포츠 [사진 제공=쌍용차]
쌍용차는 이에 더뉴 렉스턴 스포츠로 주도권 지키기에 나섰다. 더뉴 렉스턴 스포츠는 생존 위기에 처한 쌍용차의 존재 가치를 부각시키는 막중한 임무도 부여받았다.

더뉴 렉스턴 스포츠는 외모부터 결의에 차 있다. 스타일링은 '고 터프(Go Tough)'를 모티브로 삼았다. 국가대표 '픽업'의 존재감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 거침없고 진취적인 정통 픽업 모델이 갖는 역동적이고 강인함을 담았다.

전면부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변화가 눈에 띈다. 세로 바를 넣었던 육각형 그릴을 가로 바를 넣은 사각형으로 바꾸고 크기도 2배 이상 키웠다.

포그램프는 기존 가로형에서 세로형 LED로 바꿨다. 실제보다 차체가 더 높아 보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칸은 라디에이터그릴에 'KHAN' 레터링을 각인했다.

오프로드 사이드스텝은 스텝 폭을 간결하게 다듬어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역동적으로 디지인한 알로이휠 및 스퍼터링휠도 새롭게 적용했다. 외관 컬러에는 갤럭시스 그레이와 아마조니아 그린을 추가했다.

더뉴 렉스턴 스포츠 실내 [사진 제공=쌍용차]
실내의 경우 운전석 전면 각종 스위치를 인체공학적이고 직관적으로 배열해 조작 편의성을 향상했다. 대시보드에는 감각적 디자인의 메탈릭 텍스처 그레인을 적용했다.

인테리어는 고급 SUV에 사용되는 블랙 헤드라이닝을 엔트리 트림부터 적용했다. 운전석·동승석 A필라 그립핸들도 신규 적용했다.

고급 나파가죽 소재 시트는 각 부위 별로 경도를 차별화한 삼경도(Tri-hardness) 쿠션을 넣었다. 1·2열 시트에는 모두 열선을 적용했고 1열에는 통풍 기능도 넣었다.

4중 구조 실링을 채택한 도어로 외부 소음 차단 효과를 향상시켰다. 언더커버로 소음·진동 차단 성능도 강화했다.

9.2인치 HD 스크린은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와 안드로이드(Android) 미러링 서비스와 연동한다. 와이파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의 모든 앱을 양방향으로 즐길 수 있다.

외모는 강렬하게, 내부는 안락하게 진화했다. '외강내유' 패밀리카로 거듭난 셈이다.

가격은 더뉴 렉스턴 스포츠가 2439만~3345만원, 더뉴 렉스턴 스포츠 칸이 2856만~3649만원이다. 두 모델 모두 연간 자동차세는 2만8500원에 불과하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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