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회사 공개 비판한 직원들 해고는 노동탄압"
시정하지 않으면 고소 '엄포'
열악한 근무환경 이어 논란
[경향신문]
물류센터 모니터링 장비는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고 작업량이 부족할 땐 즉각 알람을 울린다. 10시간 근무에 30분 휴식, 축구장 몇 개 크기의 작업장을 가로질러 화장실을 다녀오면 휴식시간이 끝난다. 업무량을 채우지 못한 직원은 물론 열악한 근무환경을 비판한 직원도 해고당한다. 지난해 4분기에만 1256억달러(약 140조원) 매출을 달성한 공룡기업 아마존 이야기다.
폭로가 이어지는 아마존의 노동탄압 행위에 미국 연방기관이 칼을 빼들었다. 5일(현지시간)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아마존을 비판하다 해고된 직원 2명에 대해 보복성 해고라는 판결을 내리고 아마존에 시정을 요구했다.
NLRB는 이날 아마존이 워싱턴주 시애틀 사무실에서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로 근무했던 에밀리 커닝햄과 마렌 코스타를 지난해 4월 불법적으로 해고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NLRB는 아마존이 연방노동법을 위반했다면서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소송에서 아마존이 패소하면 두 직원을 복직시키는 것을 넘어 배상금도 지급해야 한다. 커닝햄은 “우리가 역사와 법의 ‘옳은 쪽’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커닝햄과 코스타는 회사 내 직원 모임인 ‘아마존 기후정의 노동자들’에서 활동하며 아마존이 석유·가스 업체와의 거래를 끊고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인 지난해 4월 회사 측에 방역 조치를 요구하기 위해 다른 직원들과 회의를 열려고 했으나, 회의 직전 아마존은 두 사람을 해고했다. 당시 한 아마존 임원은 회사가 내부고발자들의 입을 막으려 한다며 사임했다.
아마존은 NLRB의 예비조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두 사람을 해고한 사유는 반복된 회사 내부 규정 위반 때문일 뿐 근무환경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해왔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연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아마존을 향한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운송 직원들이 코로나19 이후 공중화장실이 폐쇄된 데다 배송시간을 맞추기 위해 병에 소변을 본다는 폭로도 나왔다.
앨라배마주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들은 근로환경 개선을 내걸고 25년 만에 노조 설립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 임금이 앨라배마주 법정 최저임금의 두 배 수준인 시간당 15달러라며 노조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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