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세에도 맥 못추는 제약·바이오.."1분기 실적이 최저점"

한경우 2021. 4. 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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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iStockphoto]
국내 증시가 4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약·바이오 업종은 여전히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제약 업종은 지난 1분기 실적 성장세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시원치 않았을 것이란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다. 바이오 업종은 대형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암학회(AACR)를 앞둔 상태지만, 기대감이 높아지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제약기업들의 실적이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것이란 기대와 업종 수익률 회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지수는 전일 대비 1.03% 하락한 4455.81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종가와 비교하면 2.97%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2.14% 상승한 코스피와 대비된다. 연초 시작된 제약·바이오 업종 소외 현상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실적 시즌을 앞두고 제약기업들의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다른 업종에 미치지 못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달성한 호실적이 (올해 1분기 실적 성장률을 계산할 때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내원 환자 감소와 겨울철 유행 질환 부재로 처방의약품 매출이 부진했고, 연구·개발(R&D) 비용도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실제 의약품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가 집계한 지난 1~2월 한미약품의 원외처방 조제액은 1년 전에 비해 6% 가량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을 앞세워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국내 원외처방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에 더해 한미약품은 지난 1분기에는 기술료 수익도 챙기지 못했다고 KTB투자증권은 전했다.

동아에스티는 역시 지난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작년 1분기에는 87개 품목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정지 처분이 집행되기 전에 미리 시장에 공급한 매출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이 호실적이 올해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다만 이혜린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최저점"이라며 "2분기 이후 실적 모멘텀이 회복되고 R&D 투자심리가 개선될 전망으로 현재 주가에서 주요 제약 기업에 대한 매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종에서는 올해 들어 R&D 관련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올리패스가 개발 중인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후보 OLP-1002의 호주 임상 1b상에서는 위약군의 통증평가 수치가 약물 투여군보다 더 크게 감소해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못했다. 지트리비앤티도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 RGN-259의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 지표에 미달하는 결과를 받았다.

R&D 관련 악재가 이어지면서, 오는 10~15일 개최될 예정인 AACR 연례학술대회도 바이오업종에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함께 글로벌 양대 항암학회로 꼽힌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에게 대규모 학회의 학술대회는 R&D 성과를 알리고, 기술수출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회다. 앞서 연초에 개최된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2주 가량 앞둔 작년 12월 29일 하루동안 KRX헬스케어 지수가 6% 넘게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번 AACR을 앞두고서는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다가 이달 들어 비교적 큰 폭으로 빠지고 있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섹터 전체의 투자 심리 반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키워드가 필요하다"며 "당분간 산업 동향이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기업별 R&D 성과와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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