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영' 검색해 메시지 보냈더니.."10시 넘어도 4명 넘어도 된다"

김지현 기자 2021. 4. 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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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0시~오전 5시 영업 안하는 줄 알았죠? 잠은 죽어서 잡니다.”

SNS에 ‘몰영’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글의 일부다. 몰영이란 ‘몰래영업’이라는 뜻으로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에서 영업제한시간인 10시를 넘어서까지 운영을 하는 것을 말한다. 남성용, 여성용 업소를 가리지 않는다. 쉽게 '몰영' 유흥주점을 알 수 있다.

유흥업계에서 종사자 20대 여성 A씨는 6일 기자에게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와도 개의치 않고 '몰영'하는 곳들이 있다”며 “위험부담을 떠안아야 돈 벌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털어놨다.
SNS에서 ‘몰영’ 치면 줄줄이…10시 넘어서도 영업 중
유흥주점 관계자와 나눈 메시지 내용. /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일일 확진자수가 거리두기 400~500명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유흥업소발 집단감염도 심상치 않다. 부산에서는 유흥업소를 매개로 한 감염자수가 보름 만에 300명 가까이 나왔다. 하지만 일부 유흥업소들은 영업제한시간 밤 10시를 넘기면서까지 ‘몰래 영업’ 중이다.

취재진은 SNS에서 ‘몰영’을 검색해 나온 한 유흥주점과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몇시까지 영업하냐”는 질문엔 “24시간 돌린다. (남들) 자고 있는 시간에도 우리는 깨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5인 이상 집합금지도 소용없었다. “한명만 예약 가능한가. 다섯 명이 가도 상관 없나”라는 문자엔 “가능하다. 몇시쯤 오실 거냐?”라고 답했다.

유흥업계 직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에서도 ‘몰영’ ‘ㅁㅇ’과 관련된 게시물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강남 쪽에 몰영 중인 업소 소개해 달라'는 글도 있고, '코로나로 벌이가 없다'는 글엔 '몰영 중인 가게다. 연락 달라'며 카톡 아이디와 연락처를 남기고 가는 업주들도 있다. '지난해부터 몰영 했지만, 한 번도 단속에 걸린 적이 없다. 아가씨들 대우 잘 해주겠다'는 인력 모집 홍보글도 보였다.

A씨는 “지난해 집합금지 기간 동안에도 처음엔 주춤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한두 곳씩 몰래 영업을 하면서 다른 업소들도 문을 열었다”며 “종업원도 단속에 걸릴까봐 무서워 안 나가는 이들도 있지만, 통상 몰영 때 시급이 더 높아 나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에서 주점 운영…“시간 맞춰 오면 안내하겠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의 한 유흥업소.

유흥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몰영’을 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오피스텔, 호텔방 등을 잡아 파티룸처럼 꾸미고 영업을 하는 곳도 있고, 다른 업종으로 등록되어 있는 건물의 공간을 유흥주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지난달 31일 강남경찰서에 적발된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주점은 같은 건물 5층 엔터테인먼트사 연습실을 주점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취재진과 연락을 주고받은 '몰영' 유흥주점도 정확한 위치는 알려주지 않았다. '열한시까지 건물 앞으로 오셔서 연락주시면 안내해드리겠다'고 했다. 특정 장소에 손님이 오면 숨겨진 '몰영' 유흥주점으로 데려가는 방식이다. 단골고객의 경우 종업원들과 10시 전에 주점에 함께 있다 장소를 옮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억울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남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B씨는 “10시 이후에 영업을 한 적이 없다”며 “괜히 몰래 영업하는 곳들 때문에 우리도 싸잡아 욕을 먹고 있다”고 했다. B씨는 “2.5단계로 거리두기를 격상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하나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행인인척' 단속반 감시…과태료·영업금지 처분 강화해야

5일 저녁 문이 닫힌 서울 강남구의 한 단란주점. /사진=오진영 기자

구청과 경찰 측은 현장점검 및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문을 잠근 채 영업을 하기도 하고, 창문과 문에 검은색 테이프를 붙여 외부에 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차단한다. 정보원들을 배치하고 단속반이 주변에 돌아다니는지 확인하는 곳들도 있다. ‘단속반이 떴다’는 제보가 나오면 문을 닫고 ‘영업끝’ 표지판을 걸거나 뒷문으로 흩어진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몰래 영업 중인 유흥주점들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몰래’ 영업을 하기 때문에 잡기 어렵다”고 했다. 누군가 제보를 하지 않고는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 측도 “불법영업은 신고가 아니면 단속이 거의 불가하다”고 말한다. 가령 지하 1층에 있는 유흥주점의 경우 입구에 행인인 척 하는 직원들을 배치하고 단속반이 오면 문을 닫아버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탓에 잠입수사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경찰 관계자는 “휴일에도 경찰차 대신 개인 차량을 끌고 가서 마스크를 쓰고 건물에서 잠복을 한다”며 “전화로 몰래 연락받아 손님을 받는 데도 있는데, 그런 경우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위치 파악조차 힘들다”고 했다.

이에 적발된 유흥업소에 지금보다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형 유흥업소들에게 현재 과태료는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며 “영업정지기간을 한 달 이상으로 늘리는 등 조치를 강화해야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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