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늪에서 온실가스, 알코올로 분해하는 세균 찾았다

국립생물자원관-윤석환 카이스트 교수팀, 국내 이탄습지서 메탄 분해하는 메탄자화균 2균주 발견

무제치늪에서 이탄층 시료를 채집하는 연구진들의 모습/사진=국립생물자원관

국내 연구진이 온실가스와 염화비닐을 분해하는 균주를 발견했다. 앞으로 각종 산업에 활용이 기대되는 만큼 관련 특허도 출원할 예정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윤석환 카이스트 교수진과 함께 국내 대표 이탄습지인 무제치늪(울산광역시 울주군 소재)에서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CH4)을 분해하는 메탄자화균 2균주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탄층은 식물의 잔해가 분해가 되지 않은 상태로 진흙과 함께 소택지의 물 밑에 쌓여있는 토양층을 일컫는다. 이탄습지는 지구 전체 육지면적의 3%에 불과하지만 지구 탄소의 약 3분의 1 정도를 저장하는 탄소 저장고여서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탄소흡수원이다.

이탄습지에서 발견된 메탄자화균은 메탄을 메탄올(알코올)로 분해하는 세균이다. 균주에 따라 이탄층과 같이 산소가 없는 토양에서 만들어지는 메탄의 90%까지 분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약 60종이 학계에 보고됐다.

연구진이 이번에 발견한 메탄자화균 2균주는 '메틸로모나스(Methylomonas) JS1'과 '메틸로시스티스(Methylocystis) MJC1'으로 메탄을 분해하는 온실가스 저감 능력 뿐만 아니라 유해화학물질인 염화비닐에 대한 분해 능력도 확인됐다. 염화비닐은 플라스틱, 파이프 등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수지의 원료로 분해가 쉽지 않아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메탄자화균들이 혐기성(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염화비닐 분해능력이 확인된 만큼 메탄을 이용한 각종 생물산업에 활용도가 높다고 보고 올 상반기 안에 관련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최근 생물산업계에서는 메탄자화균을 이용해 메탄을 알코올로 전환하거나 생물고분자(바이오폴리머)를 생산하는 등 고부가가치 산물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메탄 순환에 관여하는 미생물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생물산업 유용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특성을 가진 메탄자화균을 지속적으로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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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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