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공기 질까지 잡은 볼보.. 꽃가루 날리는 봄 드라이브에 적격

조병욱 2021. 4. 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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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의 계절 봄이 돌아왔다. 산마다 색색의 꽃이 피고, 창문을 내리면 따뜻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하지만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운전자에게는 꽃가루가 날리는 이 계절이 오히려 고역처럼 느껴진다. 이 때문에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 내 공기질까지 신경쓰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에서 파주까지 볼보의 마일드하이브리드차인 S90·XC90 B6 인스크립션 모델을, 지난달 19일에는 볼보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XC60 T8 R 디자인 모델을 시승했다.
볼보차의 특징은 신차 증후군이 적다는 점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들도 차량에 탔을 때 신차 특유의 냄새나 불쾌한 두통 등은 느끼기 어려웠다. 볼보에 따르면 자동차 실내 공기질에 관한 기준이 구체화되기도 전인 1990년 중반부터 볼보는 독자적인 기준을 만들어 제품에 이를 반영해왔다. 그 결과 실내 전자동 유해가스 제어장치 실내 공기청정 시스템(IAQS)을 개발했다. IAQS는 실내외 공기에서 미립자,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지면 부군의 오존 등 오염 물질을 감지하고 오염물질이 많으면 이를 자동으로 차단한다. 이 기능에는 공기 중 미립자와 꽃가루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이고 활성탄이 포함돼 악취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볼보는 1999년형 S80(1세대)부터 이를 적용해 오고 있다.
클린 존 인테리어패키지(CZIP)는 차량 리모컨으로 도어 잠금을 해제하면 팬이 작동해 차 안의 공기를 미리 순환시키고 IAQS를 통해 정화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한다. 이 기능은 2008년형 S80(2세대)부터 탑재됐다. 최신 차량은 볼보차 전용 앱을 통해 탑승 전 미리 실내 공기를 순환시킬 수 있다.

안전벨트를 최초로 개발한 볼보는 차량 공기질도 안전의 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볼보 관계자는 “차량 내부의 깨끗한 공기는 운전자의 집중력을 높여 안전한 운전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나온 차량들은 미세먼지가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 PM 2.5 수준의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공기질을 관리해주고 있다.

볼보는 이 같은 실내 공기질 개선 기술 외에도 차량에 들어가는 소재에서도 알레르기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010년부터 당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전 모델에 유럽 친환경 섬유 인증 기관인 오코텍스(OEKO-TEX)의 기준을 충족한 가죽과 실내 직물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볼보는 차량 부품과 재료에서 냄새의 발생과 방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업체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 또 전 모델에 걸쳐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소재를 사용하고, 운전자는 물론 탑승객에게 천식이나 알레르기로부터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사람의 손이 닿는 부분의 금속 부품은 니켈이 검출되지 않도록 하며 각종 직물과 가죽도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나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최소화 하고 있다.

2000년 스웨덴에서는 햇빛 시뮬레이터를 통해 자동차의 실내 내장재가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환경을 시험했다. 이를 통해 두통이나 구역질, 현기증을 유발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접촉 및 호흡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알데히드 배출을 측정해 볼보는 이 기준에 맞는 내장재를 사용한다. 또한 유해성과 별개로 내장재가 내뿜는 유해 향기가 탑승자의 호흡기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내부 전문가들에 의해 검증된 소재와 생산 방법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볼보의 특수악취평가팀관계자는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코가 어떤 분석기기보다 더 민감하기 때문에 수치적 분석 외에 냄세 제어 과정에서 이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차들은 최근 달라진 환경규제에 맞춰 전기모터를 활용한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이 덕분에 모터의 힘을 더해 초반 부드럽고 여유로운 가속력이 일품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차량의 강점은 정숙성이다. 기존 순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조용하고 떨림이 적어 소음에 민감한 운전자에게는 연료의 효율성보다 이 같은 정숙성 때문에 추천할 정도다.
최근 볼보는 브랜드 광고에서 ‘기후변화, 지구에 대한 극한의 안전 테스트’라는 모토로 환경이 새로운 안전 요소로 부각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차량 안전테스트에 이어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것이 볼보가 전기차 회사로 전환하는 이유”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올해 1분기 수입차 판매량 6위에 오른 볼보의 최근 국내 시장에서의 고속 질주는 차량의 탄탄한 기본기에 더해 이 같은 회사의 오랜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쓴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파주=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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