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수감자 1800여명 탈옥..교도소 습격한 무장괴한
[경향신문]
무장괴한이 나이지리아의 한 교도소를 습격한 틈을 타 재소자 1800여명이 탈옥했다.
AP통신, AFP통신에 따르면 5일 오전 2시쯤(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남동부 이모주 오웨리에 있는 한 교도소에 총기와 폭발물, 로켓추진수류탄(RPG)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트럭을 타고 들이닥쳤다. 이에 수감자 1809명이 달아났으며, 이 중 6명은 다시 교도소로 돌아왔다. 재소자 35명은 탈옥을 시도하지 않고 교도소에 남아 있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괴한의 공격으로 경찰 1명이 총상을 입었다.
경찰은 ‘비아프라 토착민’의 군 세력인 ‘동부보안네트워크’(ESN)가 교도소를 습격했다고 발표했지만, 해당 단체는 혐의를 부인했다. 비아프라 토착민은 현 나이지리아 정부로부터 독립하려는 분리주의 세력이다.
나이지리아 정부와 비아프라 토착민의 갈등은 1960년 나이지리아가 영국 식민 지배에서 불안정한 상태로 독립한 이후 지속되고 있다. 1966년 비아프라 토착민인 이보족은 하우사족이 세운 나이지리아 정부와 별도로 나이지리아 남동부에 ‘비아프라 독립국’을 세웠다. 이를 계기로 이듬해 내전이 발발했다. 두 부족은 식민지 이전 원래 별개의 부족이었으며, 이보족은 영국으로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였고, 하우사족은 이슬람을 믿는 등 종교 대립도 격화되자 이보족이 독립을 시도한 것이다.
‘비아프라 전쟁’이라 불리는 내전은 과거 제국주의 식민 지배국의 대리전으로 비화됐다. 프랑스, 서독, 스페인 등은 비아프라 독립국을, 소련과 영국은 나이지리아 정부를 지원했다. 3년간의 내전 끝에 비아프라 독립국이 전쟁에서 패했지만, 해외로 망명 간 비아프라 인사들은 지금까지도 분리 독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나이지리아 남동부에서는 비아프라 토착민 세력이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 테러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나이지리아 남동부 아비아주 아비리바에 무장 괴한이 경찰차를 덮쳐 3명의 경찰의 목숨을 잃었으며, 지난 2월에도 괴한이 아비아주 이시알라응와의 한 경찰서를 습격해 경찰관 1명을 살해했다.
무하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이번 교도소 습격 사건이 “무정부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행위”라며 “무장세력은 물론 탈옥한 죄수들도 모두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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