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아리팍 실거래가 33억 vs 공시가 23억

진명선 2021. 4. 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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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얼마나 올랐나
'세금폭탄' 단골 아파트 공시가격 보니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한겨레> 자료사진

정부가 공시가격안에 대한 의견 접수를 5일 마감한 가운데 공시가격이 급등했다는 지역과 아파트 단지들에서 조직적으로 이의신청을 접수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세금폭탄”이라는 과격한 비난이 난무하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와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 야당 소속 지자체장은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재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공시가격이 얼마나 올랐기에 이렇게 떠들썩한 것일까. 언론에 ‘세금폭탄’ 사례로 주로 등장하는 아파트 몇 곳의 공시가격을 살펴봤다.

2021년 공시가격, 2018년 실거래가 수준

언론에 주로 등장하는 공시가격 반발 아파트 단지의 실제 공시가격(전용 84㎡, 중간 층 기준)을 확인해보니 모두 현 시세에 크게 미달한 수준이었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은 바 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 15억9000만원에서 17억6600만원으로 올랐다. 올해 공시가격은 2년 전인 2019년 4월에 거래된 실거래가 수준이다. 은마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23억2000만원(2021년 3월)에 달하는데 여기에 견주면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76.1%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세부담이 자산 가치에 못 미친다는 얘기다.

공시가격 반발이 있는 것으로 보도된 또 다른 사례인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2차 아이파크는 올해 공시가격이 15억6600만원인데, 이는 2018년 8월에 거래된 가격 수준으로 가장 최근 실거래가인 20억원(2020년 7월)의 78.3% 수준이다. 집주인들이 최근 매물로 내놓은 이 아파트의 호가는 24억원에 달한다.

인근 아파트 단지들과 함께 연합으로 공시가격 이의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10억7100만원인데 이 역시 2019년 5월 거래된 가격 수준이다. 고덕그라시움의 최근 실거래가는 17억6천만원(2021년 2월)으로 공시가격이 실거래가의 60% 수준에 그친다.

인상률 높다 해도 시세 대비 60%

이번에 서울에서 평균 공시가격 인상률이 가장 높았던 노원구(34.66%)의 경우에도 아파트 단지 별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인 하계동 현대·우성 아파트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6억5100만원으로 최근 실거래가인 10억2천만원(2021년 1월)과 격차가 여전히 크다. 이곳은 올해 공시가격 인상률이 44.7%(4억5000만원→6억5100만원)로 노원구 평균을 웃돌지만, 시세 자체가 급등해 여전히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서 세부담이 결정되는 셈이다. 공시가격 인상률이 44.7%라면, 세부담은 얼마나 늘까. 국토부가 지난달 15일 공시가격안을 발표할 때 함께 공개한 세부담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하계동 현대·우성 아파트와 공시가격 수준이 유사한 세종시의 한 아파트(공시가격 변동 4억1000만원→7억2000만원)의 세부담은 59만4천원에서 77만3천원으로 17만9천원 늘어난다.

더구나 ‘세부담상한제’ 때문에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대폭 인상되더라도 재산세 부담은 최대 30%를 넘을 수 없다.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3억원 이하는 전년도 재산세 대비 증가분이 5%, 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10%, 6억원 초과는 30% 이내로 제한된다.

평당 1억이라는 반포아리팍 공시가격은 평당 7천만원

정부는 지난해 11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확정하면서,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 목표치(90%) 도달 시점을 시세 9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2030년으로 잡았다. 시세 9억~15억원 구간은 2027년, 15억원 이상은 2025년에 시세반영률 90%에 도달하게 된다.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이 몰려있는 강남권 등에서 강북권 보다 시세반영률이 높게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거래가 자체가 높은 강남권 초고가 주택은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서초구의 대장주 아파트 반포아크로리버파크의 올해 공시가격은 23억4천만원으로 평당 7천만원 수준이다. 현재 이 아파트의 실거래가인 33억원에 턱없이 못 미친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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