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률 뺨치는' 펜트하우스 가격 상승률 [부동산 플러스-'최고 투자처' 서울 최고급 주택]

2021. 4. 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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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서울 고급주택 값 상승률 '세계 톱'
글로벌 컨설팅업체 최고 9.9% 전망
코로나로 주거·업무 변화..수요 불러
자산가치 높은 '똘똘한 한채' 심리도
베를린·시드니·런던도 최고 8% 예상
강남·서초 월세 1000만원 주택 즐비
서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주단태(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등장인물로 서울 최고급 아파트에 산다)는 구속됐지만, 주단태의 집값은 작년도, 올해도 크게 오른다. 코로나19 사태를 무색하게 만든 서울의 고급 주택 시장 강세는 올해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드라마 펜트하우스 배경이 됐던 서울 한복판 100층짜리 복층 아파트는 가상의 집이지만, 서울의 실제 고급주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의 투자처가 될 전망이다.

▶2021년 고급 주택 최고의 투자처 ‘서울’=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세빌스는 전 세계 30여 개 도시의 고급 주택 가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서울의 고급 주택 가격은 약 8%에서 9.9%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대상 도시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유례 없는 저금리와 맞물린 고급 주택 수요, 그리고 경제회복 기대감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 이유다. 세빌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많은 지표들이 말하고 있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재택 근무와 학습이 늘어나면서 보다 넓고 쾌적한 집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같은 주택 수요 변화에 공급이 상대적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주택 시장의 특징도 서울의 고급 주택 가격이 당분간 계속 오를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배경이다.

서울의 고급 주택은 지난해도 세계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던 세계 주요 도시들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다.

영국의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고급주택가격지수(PIRI·Prime International Residential Index)는 세계 주요 100개 도시 중 3번째로 높았다. 한 때 ‘종식’을 선언했을 정도로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뉴질랜드 오클랜드가 무려 17.5%의 PIRI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중국 선전(13.3%)과 서울(11.7%)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올해도 서울의 PIRI가 7%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20여 차례의 부동산 안정 대책에도 수요가 계속해서 공급을 앞지른다”며 “서울은 뉴욕이나 런던보다 인구가 많다”는 게 이런 전망의 배경이다.

이 같은 서울 고급 주택 시장의 세계적인 강세 현상은 국내 부동산 지표로도 확인 가능하다. 한남 더힐 같은 서울의 고급 주택을 포함한 전국 상위 20%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3월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의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5분위 아파트 매매가는 10억1588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월 7억9372만원 보다 무려 27.98%, 2억2216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이들 상위 20% 가격과 하위 20%(1분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배율도 8.8로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게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5분위에 해당하는 최고급 아파트 선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똘똘한 한채’ 현상이 말해주듯 규제가 강화되면서 장기적으로 자산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코로나19 무풍지대’ 글로벌 고급 주택=고급 주택의 가격 상승은 서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세빌스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와 미국 마이애미 등의 고급 주택 가격도 올해 많게는 8%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조사대상 도시 30여 곳 중 절반이 넘는 19개 도시에서 올해 고급 주택 가격이 오른다고 내다봤다. 세빌스는 전 세계 주요 30개 도시 고급 주택 시장이 올해 평균 1.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코로나19 사태와 연관이 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하반기로 갈 수록 경기 회복 기대감에 고급 주택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을 만큼 오를 것이라는 게 세빌스의 분석이다. 여기에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저금리 현상이 더해지면서 경제적으로 안정성을 인정받은 고급 주택, 부동산 등 관련 자산의 가치는 더욱 오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0.3% 가량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고급 주택 시장 가격은 하반기 0.8%로 급반전했다. ‘록다운(Lock-down)’으로 상징됐던 코로나19 경제위기 공포가 급속하게 사라진 덕이다. 코로나19에 강력히 대응했던 서울과 항저우, 베를린 같은 도시에서 이런 경향은 특히 강했다.

다만 도시별로 차이가 커지는 것도 특징이다. 서울과 베를린, 시드니, 마이애미가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는 반면, 홍콩과 방콕, 파리, 뉴욕 등은 약간의 가격 하락이 예상됐다.

홍콩의 경우 정치적인 문제가 고급 주택 시장을 흔드는 모습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동안 홍콩 고급 주택 시장을 이끌었던 서구 기업 주재원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다.

또 유럽의 주요 도시인 파리와 리스본은 더딘 코로나19 회복세가 고급 주택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선방했던 베를린 고급 주택들이 올해도 강세를 이어간다. 독일 경제 회복에 따른 고급 주택 수요의 강한 상승 반전이 기대된다. 지난해 비교적 하락 폭이 컸던 영국 런던 역시 턴어라운드를 예상했다. 런던의 고급 주택 시장은 재평가가 이뤄지며 2014년 이후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도시간 고급 주택 차별화는 미국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같은 미국이지만 LA와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는 올해 고급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고, 뉴욕은 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IT기업의 강세로 주택수요가 여전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따뜻한 기후와 해안가에 위치한 LA와 플로리다의 경우 코로나19로 원거리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급 주택 수요가 몰리고 있는 점이 집값 전망을 상승으로 내다보는 이유다.

다만 고급 주택 임대시장은 매매와 달리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세계적인 관광과 출장 수요 감소의 영향이다. 여행수요 감소는 지난해 전 세계 고급 주택의 임대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연간으로 2.5%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빌스는 보고서에서 “전체적으로 코로나19가 고급주택 가격에 미친 영향은 과거 금융위기보다 미미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금융시장으로 번지지 않았고, 또 주 수요층인 고소득 직업군의 소득 감소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강남·서초·용산 월세 1000만원 고급주택 즐비=고급 주택에 대한 기준은 조사업체마다 제각각이고 비밀로 붙여 세부 내용을 확인하긴 어렵지만, 서울에서는 월세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추론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1000만원이 넘는 월세를 받는 아파트는 모두 20곳에 달했다. 강남구에 12건으로 가장 많이 몰려있었고, 인근 서초구 5건, 한강변 용산구에 2건이 신고됐다.

작년에 가장 비싼 월세를 자랑한 곳은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PH129’이다.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273.96㎡가 보증금 20억원에 월세 2300만원으로 거래됐다. 전 가구 복층 구조에, 높이 6m에 달하는 대형 창으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29가구 규모의 최고급 아파트다. 특히 단 2가구에 불과한 최고층 펜트하우스에서는 루프탑 풀도 즐길 수 있다.

이 아파트 맞은편에 있는 ‘상지카일룸’ 역시 지난해 1900만원의 월세 계약이 신고됐다. 단 17가구만을 위한 소형 아파트로 철저한 보안이 특징이다. 전 가구 한강 조망권을 확보했다.

비 강남구에서는 ‘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가 보증금 5억원에 1500만원의 월세로 고급 주택의 면모를 뽐냈다. 동부이촌동 한강변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1140가구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전통적으로 주한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입지적 요건으로 고급 주택 반열에 올랐다.

이외에도 지난해 ‘마크힐스2단지’, ‘대우로얄카운티3차’ 등 청담동에 위치한 20가구 이하 소형 아파트, 그리고 성수동에 있는 ‘트리마제’나 도곡동에 위치한 ‘타워팰리스’ 등 대형 단지에서도 1000만원이 넘는 월세 거래가 이뤄졌다.

▶고가 주택 상징 펜트하우스, 현실에서도 인기=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주 배경인 초고층 빌딩의 최고층 주거공간은 드라마 시청률 만큼 현실에서도 인기가 높다. 대형 아파트 단지, 또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도 몇 채 안되는 ‘희소성’이 펜트하우스의 인기 비결이다.

최근 부산에서 분양한 초고층 생활형숙박시설 ‘롯데캐슬 드메르’ 펜트하우스 청약 경쟁률은 무려 2300대 1에 달했다. 전체 이 아파트 청약 경쟁률 356대 1보다 7배 가량 높은 경쟁률이다. 1200가구가 넘는 이 아파트에서 전용면적 314㎡와 335㎡인 펜트하우스는 단 14채에 불과했다.

인천에서도 펜트하우스의 인기는 뜨거웠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분양한 ‘시티오씨엘 3단지’ 청약에서 2가구인 펜트하우스의 청약에는 122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61대 1로 전체 1순위 청약 주택형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분양한 ‘계룡자이’에서도 펜트하우스의 인기는 독보적이였다. 전체 경쟁률이 27.1대 1이였던 이 아파트에서도 단 4채 뿐인 펜트하우스는 최고 경쟁률이 242대 1에 달했다. 같은 주택형 일반 아파트보다도 분양가가 1억원 이상 비싼 가격은 문제가 아니었다.

올해 1월 청약을 접수한 ‘위례자이 더 시티’에서도 최고층 펜트하우스는 116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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