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보다 이란 핵 먼저 해결한다'..6일 시작 '빈회담' 전망은?

최서윤 기자 2021. 4. 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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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가능성·타임라인 모두 불분명"-NYT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21일 (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이란 신년인 '노루즈'를 맞아 TV 연설서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면 이란도 핵합의 의무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이란 핵합의 복귀를 위한 당사국 회담이 오스트리아 시간으로 6일 빈에서 시작한다.

핵 개발 제한과 제재 해제를 골자로 2015년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서명한 당사국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지만, 합의가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 탈퇴로 표류한 만큼 핵심 주체는 미국과 이란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진작부터 핵합의 복귀 의사를 시사했지만, 미국의 탈퇴에 반발해 우라늄 농축 수준을 한껏 높인 채 제재 해제를 먼저 요구하는 이란과 신경전을 벌여왔다.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동시 복귀 로드맵을 만들자며 어렵게 운을 뗀 이번 회담 협상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빈 회담 전망을 조명했다.

◇미국의 국제합의 탈퇴 후 쌓인 깊은 불신 '걸림돌':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탈퇴 이후 깊어진 불신의 골은 이번 협상의 한가지 큰 걸림돌이다.

이란핵합의는 당초 불안한 토대 위해 맺어졌다. 오바마 정부가 비밀 회담을 진행해 이란이 순도 3.67%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다고 동의하면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마지못해 동의했고, 이란과 적대관계에 있는 이스라엘은 '약한 합의'라고 비난했다. 그런데도 유럽은 합의를 계속 유지하려 노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초 합의로 해제한 경제 제재를 복구하는 수준을 넘어 더 많은 추가 제재를 가하며 '최대의 압박'을 가했다. 이란 측 설명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제재는 1600여개에 달하며, 이중 절반가량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과된 것이다. 핵문제를 넘어 테러와 인권 침해도 겨냥하고 있다. 달러화의 글로벌 파워와 미국 은행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유럽 등 기업과의 거래가 원천 차단됐다.

반발한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20~60%까지 높일 수 있다고 압박해왔다. 특히 합의에서 금지한 원심분리기 사용이 최대 위협이다. 이란이 무기급으로 간주되는 90% 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데 걸리는 예상 시간은 1년. 이란은 합의에서 금지한 우라늄 금속을 만들고, 서방세계가 테러단체로 간주하는 중동 동맹국 내 조직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제 이스라엘과 유럽, 미국은 '핵무기를 추구한 적이 없고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이란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

P5+1(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의 핵보유 5개국+독일)과 이란 장관들과 관리들이 빈에 있는 유엔 건물에서 단체 사진을 찍기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아울러 이번 협상을 더 복잡하게 하는 부분은 이란의 특정 핵 농축 활동 재개를 허용할 수 있는 '일몰제' 조항, 즉 시간 제한이다. 바이든 정부는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핵 활동에 제한을 두기 위해 추가 협상을 원하고 있지만, 이란은 미국의 제재 해제를 통한 합의 복귀만을 요구한 채 지금까지 그 어떤 추가 회담도 거부해왔다.

오는 6월 이란의 대통령 선거 일정도 협상을 어렵게 한다. 2015년 핵합의를 이끈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란내 온건파에 속하는데, 당시에도 이슬람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는 합의에 반대했다. 온건파는 대선 전 제재 해제가 이뤄지길 바라지만, 이 경우 대선 국면이 온건파에 유리하게 흐를 수 있는 만큼 강경파는 빈 회담 협상의 빠른 진전을 더욱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이뤄지나…성공 가능성은?: 빈 회담은 유럽연합(EU)이 의장으로 소집한 '협정 공동위원회(Joint Commission of the deal)' 세션의 고위 외교관 회의 형태로 진행된다. 미국이 협정을 탈퇴했기 때문에 미국 대표들은 근처 어딘가에 머물고, 나머지 당사국 외교관들과 EU 의장단이 만나 합의 복구 방안을 논의한다.

이란은 미국 측과의 대면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유럽 외교관들이 이란과 미국 측을 오가며 중재하는 간접적인 대화 방식을 취하게 된다.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동시 준수·복귀에 대한 대략적인 합의가 이뤄지면 양측이 직접 만나 구체적인 내용을 담판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과 과정이 복잡한 만큼 빈 회담 협상이 타결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일각에선 적어도 6월 이란 대선 이후 새 정부 출범 몇 달 이내에는 원칙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유럽 외교가에서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만큼 이번 협상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합의를 도출할 협상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이란핵합의가 6년전 이뤄진 협정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려울 수 있으며, 이번 빈 회담 협상 성공 전망은 물론 타임라인도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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