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달기 "반짝거리는 사람에게 자극받아요" [인터뷰]
[스포츠경향]

‘독특함’을 의인화한다면 배우 심달기가 아닐까. 영화 ‘배심원들’ ‘페르소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넷플릭스 오리지널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등 매 작품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며 한발 한발 걸어나온 그가 이번엔 첫 장편 주연작을 내놓는다. 영화 ‘더스트맨’(감독 김나경)이다.
“거의 모든 배우가 그러지 않을까요? 다양한 인물과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싶다는 거요. 저 역시 다른 사람들을 많이 관찰하는 편인데, 특이하다 싶으면 계속 저장하게 되더라고요.”
심달기는 맑았다. 감추지 않았고, 자신의 고민에 깊이 있게 답했다. 그의 맑은 내면이 연기에 투영돼 ‘개성있는 캐릭터’로 재탄생한 게 아닐까. 그를 평소 자극하는 것들이 뭔지 물었다.
“애초에 타인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에요. 새롭고 반짝거리는 사람, 특히 저와 상반되는 사람을 만나면 자극을 받죠. 전 성실하고 꾸준하게 못 해나가는 편인데, 그걸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사람을 보면 참 멋있어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그는 20대 초반의 패기와 싱그러운 청춘, 그러면서도 또래의 고민을 지니고 있었다. 그에게서 ‘더스트맨’ 촬영기와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로맨스도 되는 배우’란 말, 반갑고 감사해”
그는 극 중 미술학도 ‘모아’ 역을 맡아 ‘태산’(우지현)과 풋풋한 러브라인을 완성한다. 개성 있는 캐릭터 외에도 로맨스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마치 일본배우 아오이 유우를 떠올리게하는 청순하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맨스가 된다는 말이 참 감사하더라고요. 배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가 로맨스라고 생각해서 한번쯤 해보고 싶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정말 반가웠어요. ‘모아’는 천진난만하고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 저조차도 연기할 때 겁 먹는 순간들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가야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런 면이 잘 비쳤나봐요.”

아티스트인 ‘모아’와 얼마나 많이 닮았느냐고 질문을 던지니 ‘편견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는 겸손한 대답을 내놨다.
“오히려 제가 닮고 싶은 부분이기도 해요. 다만 겁이 없거나 호기심이 많은 건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전 어떤 사람이냐고요? 글쎄요. 주변이 어떤가에 따라서 다를 것 같아요. 청소년기엔 전 그저 시끄럽고 장난기 많은 사람처럼 느꼈다면, 성인이 되어보니 어떤 목적을 갖고 만나느냐에 따라서 저도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공통된 게 있다면 ‘솔직함’이에요. 거짓말을 잘 못하거든요.”

■“‘독보적 존재감’이란 수식어? 벅차요”
그에겐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분량에 상관없이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벅차요. ‘왜 내게?’란 생각도 들고요. ‘도마’라는 장편을 찍은 이후 하나하나 밟아오면서 ‘잘 하고 있나’ 계속 뒤돌아보며 왔는데, 크게 납득할 순 없지만 절 그렇게 봐줘 감사할 따름이죠.”
연극 배우로 활동해온 부모 덕분에 연기에도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었다. 7살 때 처음 연극을 했고, 중고등 통합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연극에 보다 심취할 수 있었다. 2016년엔 영화 ‘아무개의 잠재의식과 영역’을 내놓으며 감독으로도 데뷔했다.
“제가 연기를 좋아하게 된 것도, 접할 기휘를 많이 갖게된 것도 저희 아빠, 엄마 덕분이에요. 제가 어릴 적부터 하는 모든 것에 반대하거나 제약을 걸지 않았으니까요.”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 같은 시기가 지나갔다. 지난 2018년부터 2년 여 스트레스를 받으며 고민을 했다고. 다행히 지금은 슬기롭게 극복했단다.
“사실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고민이 한 번 시작되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변하더라고요. 지금은 그때 무슨 고민을 했는지 기억 안 날 정도로 안정이 됐고요. 반면 이걸 잃어버릴까봐 두렵기도 해요. 지금은 ‘난 어떤 태도로 살아야할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대해서도 신경쓰고 있고요. 여태껏 살아오면서 제 건강에 대해 이렇게 집중해본적 있나 싶을 정도인데,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건강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남들보다 있고, 또 그게 필요한 직업이니까요.”
그렇다고 큰 야망이나 욕심이 있는 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그리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 보여주는 다양한 스펙트럼처럼 앞으로도 제 속의 여러 면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가능했으면 좋겠고, 그게 가능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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