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나오기 전에..배 타고 온 '테슬라', 3월 보조금 싹쓸이

최기성 2021. 4. 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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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3월에만 3186대 판매
반도체 문제로 아이오닉5 생산 차질
올 하반기엔 테슬라 독주 깨질 수도
기아 EV6, 현대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3가 올해 전기차 패권 경쟁에 나선다 [사진 출처=기아, 현대차, 테슬라]
테슬라가 3월 전기차 보조금을 싹쓸이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사전계약 대박을 터트렸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황을 적극 활용한 셈이다.

5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 통계를 산출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3월 3194대가 신차로 등록됐다.

이 중 테슬라 모델3 등록대수는 3186대에 달한다.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벤츠 E클래스(3346대)에 이어 2위를 달성했다.

올 1분기 누적 등록대수는 테슬라가 3232대다. 이 중 테슬라 모델3 몫이 3201대다. 모델3가 사실상 테슬라를 먹여 살린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판매하는 전기차(승용차 기준)는 모두 합쳐 2000여대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 코나는 984대, 기아 니로는 873대, 쉐보레 볼트는 175대, 르노 조에는 150대, 쏘울은 27대를 기록했다.

테슬라 모델3 [사진 출처=테슬라]
모델3 판매대수는 올 1~2월 15대에 불과했지만 3월에 급증했다. 이유는 전기차 보조금과 물량 공급 때문이다.

보조금 규모는 환경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연초 결정한다. 올해는 지난 1월21일 확정됐다. 지방자치단체가 별도 지급하는 보조금은 이후 정해진다. 올해는 2월말부터 보조금 신청이 이뤄졌다.

정부는 올해 보조금 제도를 개편했다. 올해부터 6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보조금 100%(최대 800만원)를 준다. 6000만원 이상~9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50% 기준으로 전비와 운행거리 등을 감안해 40~60% 차별 적용한다. 9000만원 이상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보조금은 전기차 판매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다. 올해 전기차 구매자들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최대 1900만원이다. 서울 기준으로는 1200만원이다.

테슬라는 이에 지난 2월 2021년 테슬라 모델3 가격을 보조금을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렸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원, 롱 레인지는 5999만원, 퍼포먼스는 7479만원으로 책정했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와 퍼포먼스는 기존과 가격이 거의 같게 정했지만 롱 레인지는 480만원 인하했다. 롱 레인지는 1만원 차이로 6000만원 이하가 되면서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게 됐다.

테슬라 모델3, 지난해 주문 물량 3월부터 풀려
현대차, 기아, 테슬라는 올 하반기 진검승부를 펼친다 [사진 출처=기아, 현대차, 테슬라]
테슬라 모델3는 보조금 지급 시기에 딱 맞춰 배를 타고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해 하반기 모델3를 주문한 소비자들은 지난 2월말부터 3월에는 탁송된다는 연락을 받기 시작했다. 입항 물량이 3월부터 풀리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3 경쟁차종인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판매되지 않은 것도 테슬라에 호재다.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 2월25일 하루에만 2만3760대가 계약됐다. 현재까지 계약대수는 4만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올해 국내 판매 목표인 2만6500대는 사실상 달성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EV6도 국내 사전예약 첫날 2만1016대가 계약됐다.

아이오닉5와 EV6는 테슬라 모델3의 지난해 판매대수(1만1003대)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사전계약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아이오닉5는 이달부터, EV6는 7월부터 출고될 예정이다.

전기차 '진검승부'는 하반기 본격화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 출처=현대차]
아이오닉5가 본격적으로 출고되면 테슬라 모델3 독주도 타격을 입게 된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이 오는 7~14일 휴업하는 등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은 테슬라 입장에서는 판매 호재가 될 수 있다.

보조금도 변수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전기차(승용차 기준)는 7만5000여대 수준이다.

아이오닉5와 EV6 사전계약 대수만 6만대 이상이지만 출고가 늦으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계약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는 지난해 9월 보조금이 소진되면서 계약 취소가 잇따랐다.

기아 EV6 [사진 출처=기아]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 교수)은 "국내 소비자들이 지난해 하반기 주문한 테슬라 차량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테슬라가 상반기에는 전기차 주도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과 보조금 고갈이 변수이긴 하지만 하반기에는 테슬라의 독주가 깨지고 현대차·기아와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때문에 3분기는 돼야 테슬라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패권 다툼이 벌어질 것"이라며 "다만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빨리 고갈될 수 있다는 게 판매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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