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아리는 분쇄기로..수퇘지는 마취 없이 거세
[앵커]
지난해 아카데미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작품 중에 영화 '옥자'가 있습니다.
잔혹한 동물 사육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인데요.
봉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동물을 가족 같이 대하면서도 생산성을 최대한 높여 판매하는 상품으로 생각하는 인간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런 공장식 사육의 문제점을 먼저 문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인 달걀 껍질.
이 사이에서 갓 태어난 수평아리들이 두리번댑니다.
하지만 벨트 끝에서 만나는 날카로운 분쇄기 칼날에 곧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사라지고 맙니다.
호주의 한 동물단체가 공개한 이 영상은 알을 낳는 품종의 병아리가 수컷으로 태어나면 바로 잔혹하게 죽고 마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국내 양계 농가의 경우도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양계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일반 퇴비장에 넣게 되면 분해되는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그러니까 잘게 분쇄를 해서 분해시키는 거죠."]
그나마 살아남은 암컷은 공책만한 넓이의 닭장에서 1년 반 동안 쉴 새 없이 4백 개가 넘는 달걀을 낳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알을 낳지 못하게 되면 수평아리처럼 분쇄기에서 갈려 죽거나 마리당 몇 백원에 가공육 재료 등으로 팔립니다.
국내 한 양돈 농가에서 갓 태어난 수컷 돼지의 생식기를 칼로 떼어 냅니다.
자라면서 생기는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입니다.
이빨과 꼬리도 자릅니다.
좁은 우리에서 살면 스트레스를 받아 다른 돼지를 공격하게 되는데 상처가 생기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수의사도 마취도 없이 이뤄집니다.
[양돈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통상 태어나자마자 하거든요. 그래서 별로 통증을 잘 못 느끼고, 순간적으로 이뤄지는 거고 아주 어렸을 때 이뤄지는 상황이라서..."]
하지만 실제는 생식기가 잘린 새끼 돼지들은 극도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고, 심하면 곧바로 죽기도 합니다.
축산용으로 사육되는 동물은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을 겪습니다.
죽기 직전 전기나 가스를 이용해 기절시키지만 10마리 중 1마리는 다시 깨어난 채 죽는 걸로 추정됩니다.
사람이 먹기 위해 기르는 동물이라지만 살아 있는 동안이라도 불필요한 고통은 줄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오직 생산성 개념에서 그 기준에 의해서만 사육하는 것, 사육되는 동물의 입장을 우리가 고려해 보면 정말 끔찍한 감옥생활인 거고…"]
지난해 국내에서 소와 돼지, 닭과 오리 등 식용 목적으로 도축된 동물은 11억 5천만 마리가 넘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김형기/영상제공:호주 동물권 단체 'farm transparency project'
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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