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분 다 적어주세요"-손님은 "왜요?"..명부 의무작성 '혼란'
“손님! 일행 분들도 다 명부 작성하고 들어가셔야 돼요.”
코로나19(COVID-19)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기본방역수칙을 강화했다. 이에 지난 5일부터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자 전원이 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한다. 위반할시 업주는 최대 300만원, 이용자는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낸다.
하지만 시행 첫날 종사자들 사이에선 지켜질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되려 손님들의 눈총을 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다.
서울 강남의 카페에서 근무하는 김모씨(24)는 “수기명부를 보면 제대로 알아볼 수 없게 작성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거주지가 아닌 가게가 있는 곳으로 적고 가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방문자 모두가 출입명부를 작성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어려울 거라고도 걱정했다.
실제로 이날 11시30분쯤부터 강남의 식당들에선 손님들이 몰리며 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3명의 손님이 함께 와서 외 2명으로 적는 경우도 있었고, 4명이 와서 1명만 명부를 작성하고 나머지 3명은 자리를 잡는 바람에 식당 직원이 다시 안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씨는 “QR체크인도 확인이 잘 안되는 상황”이라며 “사람이 한 번에 몰리는 시간대에는 어떤 분들이 찍고, 찍지 않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2층짜리 카페인 탓에 자리를 확인하겠다며 올라가놓고 음료만 받아서 다시 올라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외 ○명'이라고 적으면 과태료를 내야하는지 모르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동료 두명과 강남의 한 식당을 찾은 최모씨(33)는 “따로 안내가 없어서 몰랐다”며 “주변에 오늘부터 시행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손님인 이모씨(48)는 "점심시간엔 인근 식당들 자리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빨리 입장하기 위해 QR코드보다 수기명부를 선호했다"며 "오늘부터 그러면 안 된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했다.
유흥주점·단란주점·헌팅포차 등 유흥시설과 콜라텍, 홀덤펍은 수기 명부가 아닌 QR체크인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더 정확하게 출입자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 역시 별도의 감시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켜지기 쉽지 않다.
유흥업계에 종사하는 A씨는 “단골손님의 경우 찍지 않아도 그냥 넘어간다”며 “여기 업종도 경쟁이 치열해 명부작성에 반감을 보이면 봐주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최근 확진자가 나온 강남구의 경우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상대로 전수검사 알림문자를 전송하기도 했다.
일일 확진자수가 400~50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감염경로가 파악이 되지 않는 환자 비율도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깜깜이 환자’ 비율은 전주 대비 1.2%포인트 늘어난 28.3%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5명 중 1명이 무증상 감염자고,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동선파악은 방역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유흥업소뿐만 아니라)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QR체크인을 의무화해야한다”며 “수기작성의 경우 볼펜을 통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역별, 업종별로 과태료를 세분화하고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천 교수는 “대형 유흥업소의 경우 방역수칙을 어기다 걸리면 영업정지 기간을 한 달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며 “이용자도 명부작성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처음엔 10만원, 두 번째 걸렸을 때는 배로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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