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차 대유행' 시작됐나..하루 평균 6만3,000명 확진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2021. 4. 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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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주 증가세.."영국변이로 아동 감염률도 상승"
백신 하루 400만회 접종.."피해 심각하지 않을 수도"
새 변이 바이러스와 방역 피로감이 주요 변수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캠퍼스에 설치된 연방정부 운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주민들이 타고 온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AP연합뉴스
[서울경제]

최근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감지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이미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경고가 나왔다. 다만 미국 전역에 백신 보급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지난 대유행 때보다 창궐이 덜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미 미네소타대학 감염병연구정책소의 마이클 오스터홈 소장은 4일(현지시간) NBC 뉴스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미시간주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8,400명에 달한 점을 거론하며 "중서부를 중심으로 지금 4차 유행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담당 인수위원회 고문으로도 참여했던 오스터홈 소장은 "중증 환자, 중환자실을 비롯한 입원 환자, 특히 백신을 아직 접종하지 않은 30대에서 50대 사이의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스터홈 소장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도 여러 종류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우리는 지금 여러 면에서 새로운 팬데믹에 진입하고 있다"며 "유일한 희소식은 현재의 백신이 B.1.1.7(영국발 변이)이라는 특정 변이에는 효과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영국발 변이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훨씬 더 강한 전염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면서 "현재 아이들의 감염률이 어른과 같은 수준이 됐다"고 우려했다.

오스터홈 소장은 향후 2~3개월이 4차 유행 확산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민 저항 탓에 봉쇄 조치는 권장하지 않지만 대신 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한 진료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증가세는 최근 각주의 신규 확진자 수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뉴욕, 미시간, 플로리다,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일리노이 등 24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전체 평균으로는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약 6만3,000명에 달했다.

악시오스는 미 정부가 최우선으로 추진 중인 신속한 백신 공급 계획에도 불구하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결국 4차 대유행의 문턱에 다다르면서 코로나19 통제가 결국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있는 4차 대유행의 주요 변수로는 백신 보급이 가장 먼저 주목된다.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 더 많은 인구가 중증을 예방하게 됨으로써 이전만큼 피해가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날 24시간 동안 접종된 코로나19 백신은 408만회분으로 집계돼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평균 백신 접종량도 처음으로 300만회분을 넘어섰다.

백악관 코로나19 데이터 국장 사이러스 샤파 박사는 "수백만명이 팬데믹을 통제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와 함께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병행할 경우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CNN 방송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고 벚꽃을 보며 따뜻한 날씨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이 영원하지 않다"며 "매일 300~400만명이 백신을 맞고 있기 때문에 점점 통제하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선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3일 기준 1억6,100만회분이 접종됐다.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기 전에 서둘러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은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전염력이 더욱 강한 변이 바이러스와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등으로 인해 오는 7월 1일까지 발생하는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가 60만 명에서 60만9,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IHME의 알리 모크다드 박사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너무 빠른 봉쇄 해제 등으로 인해 4~5월 확진자가 폭증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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