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생의 끝에 선 자의 서글픈 읊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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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넌(1940∼1980)의 'Imagine'(1971년)은 웬만한 헤비메탈보다 더 살벌한 곡이다.
세계평화 메시지와 부드러운 악곡 때문에 온화한 노래라 생각하기 쉽지만.
가난하고 억울한 이가 내세의 보상을 받지 않고 천인공노할 죄인도 다음 생에 천벌 받을 일이 없다면 세계는 현재의 정의, 평등, 자유를 위해 더 치열하게 싸워야만 할 것이다.
노래를 부른 '스페인'의 리더 조시 헤이든은 전설적 재즈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1937∼2014)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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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Spain 'Spiritual'(1995년)
존 레넌(1940∼1980)의 ‘Imagine’(1971년)은 웬만한 헤비메탈보다 더 살벌한 곡이다. 세계평화 메시지와 부드러운 악곡 때문에 온화한 노래라 생각하기 쉽지만. 대표적인 반전(反戰) 노래이자 무시무시한 반종교(反宗敎) 송가이기도 하다. 1절부터 이렇다.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보라/맘먹으면 쉬운 일이지/우리 밑엔 지옥도 없고/위에는 그냥 하늘뿐이라면/모든 이가/오늘을 위해 산다면…’
가난하고 억울한 이가 내세의 보상을 받지 않고 천인공노할 죄인도 다음 생에 천벌 받을 일이 없다면 세계는 현재의 정의, 평등, 자유를 위해 더 치열하게 싸워야만 할 것이다.
미얀마에서 날아오는 비보를 접할 때마다 떠오르는 또 하나의 노래가 미국 밴드 ‘스페인’의 ‘Spiritual’(QR코드)이다.
‘예수여, 홀로 죽고 싶지 않아요/내 사랑은 진실하지 않았고/기댈 사람은 이제 당신뿐이죠’
지독하게 느린 템포에 화성 전개(‘C-G-Am-F’)도 심심하기 짝이 없다. 기타의 분산화음은 오르락내리락(‘도미솔도솔미-솔시레솔레시…’) 무심한 능선을 그린다. 영가(靈歌)를 뜻하는 노래 제목에 걸맞은 가사는 단조롭다. 그러나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주인공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음의 문턱에서 읊조린다. 마치 ‘Knockin‘ on Heaven’s Door’(밥 딜런·1973년) 속의 병사가 그랬듯.
노래를 부른 ‘스페인’의 리더 조시 헤이든은 전설적 재즈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1937∼2014)의 아들이다. 부친 찰리는 아들의 이 곡을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와 듀오로 재해석해 ‘Beyond the Missouri Sky’(1997년) 앨범에 담았다. 어둠의 가객 조니 캐시(1932∼2003)마저 노년의 앨범 ‘Unchained’(1996년)에 저 27세의 조시가 쓴 ‘Spiritual’을 기꺼이 다시 불러 실었다. 저 단순하고 순진하며 달콤하고 쓰린 장송곡을.
‘예수여, 당신이 나의 마지막 숨소리를 듣는다면/이 외로운 죽음을 지나치지 마세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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