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대책에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다

남상훈 2021. 4. 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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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질병관리청에서 확진자 수를 발표하고 고위험군 사람들에 대해 브리핑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률은 전 국민의 1.2%인 데 비해 장애인 확진자의 사망률은 7.49%로 비장애인에 비해 7배나 되고,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21%가 장애인이라는 수치를 보니 장애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거의 죽는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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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질병관리청에서 확진자 수를 발표하고 고위험군 사람들에 대해 브리핑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질병관리청에서 작성한 ‘코로나19 장애인확진자 현황’을 보면 확진자 가운데 장애인 비율이 4%로 나타나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의 장애출연율 5.39%와 비슷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률은 전 국민의 1.2%인 데 비해 장애인 확진자의 사망률은 7.49%로 비장애인에 비해 7배나 되고,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21%가 장애인이라는 수치를 보니 장애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거의 죽는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대표
사람들은 장애인이 외부활동이 적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코로나19로 장애인의 생명권이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데도 정부가 발표하는 코로나19 대책에는 장애인에 대한 언급이 없다.

모두가 힘든 시기라서 우리도 함께 견디고 있지만 이제는 말해야겠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의하면 장애인복지관이 휴관되어 장애자녀가 집에 있는 경우가 95%로 장애자녀를 돌보기 위해 생업을 포기한 가족이 21%나 된다. 장애인은 취업이 힘들다 보니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장애인의 32.7%가 자영업자인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가운데 장애인 자영업자는 더욱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어디 그뿐인가. 장애인예술계는 초토화되었다. 장애인의 날에 몰려 있던 장애인 행사가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축소하여 장애예술인은 설 무대가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연 기회가 생기지 않자 장애예술인들은 절망하고 있다. 예술인 긴급지원사업이 있으나 장애예술인은 제도권 밖에 있다. 예술활동증명제도에 등록이 된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예술인일자리지원사업에서 제시한 나이, 학력, 경력 등의 기본 요건을 장애예술인들은 충족시키지 못한다. 조건을 완화시켜 준다 해도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하고, 중증 장애예술인은 보호자나 활동지원사와 함께 근무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 난색을 표한다. 따라서 경증장애인으로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 아니면 예술인지원제도가 있어도 그림의 떡이다.

이렇듯 코로나19에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장애인이 잘 지내고 있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소리를 안 낸다고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정부의 직무 유기이다. 장애인이 코로나19로 어떤 상황인지 한 번만 생각해 주어도 장애인들이 이토록 생명까지 위협받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코로나19에 누구보다 장애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장애예술인들에게 어떻게 활동 기회를 마련해줄 것인지, 장애인 자영업자들의 손해를 어떻게 보상해 줄 것인지, 생계를 포기하고 장애자녀를 돌보는 가정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장애인 코로나19 확진자를 어떻게 케어할 것인지, 백신 예방접종 순서에서 장애인은 어느 단계로 정할 것인지… 코로나19에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세밀하게 계획하여 실시하여야 한다.

팬데믹 시대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서는 서로 서로 돕는 선한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약자들이 더 소외당하는 듯하여 걱정이 된다. 팬데믹으로 생기는 양극화 현상과 디스토피아에 빠지지 않도록 장애인에게 눈길을 돌려야 한다.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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