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당신 근처의 생활정보 알려드려요

고영득 기자 2021. 4. 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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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주민 소통창구로 활용되는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

[경향신문]

서울 성동구 이어 인천 부평구
각종 교실·지원금 등 정보 소개
편의점·슈퍼 마감 세일 알림 등
동네 사랑방 역할로 ‘자리매김’

“혹시 당근…?” “네, 당근입니다.”

요즘 거리를 지나다 목격할 수 있는 ‘거래 현장’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씨도 ‘당근 거래’를 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이용자가 늘면서 기초지방자치단체들도 주민들과의 소통 창구로 당근마켓을 활용하고 있다. 당근마켓이 단순한 중고거래 시장을 넘어 지역 사랑방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다.

5일 당근마켓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가 이날 당근마켓에서 주민들에게 생활정보를 전하기 시작했다. 부평구민은 당근마켓 ‘동네생활’에서 주민 참여 행사, 각종 교실, 출산 지원금, 반려동물 예방접종 등 생활밀착형 정보를 볼 수 있다. 이날 부평구는 ‘소상공인 비대면 마케팅 지원’ 사업을 소개했다. 소상공인이 당근마켓에서 홍보·마케팅을 펼치면 구청에서 40만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자치구가 당근마켓을 소통 매개체로 삼은 것은 지난해 서울 성동구에 이어 부평구가 두 번째다. 김서은 당근마켓 동네생활 서비스 기획자는 “지자체가 제공하는 소식들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던 주민들이 당근마켓을 통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에 들어가면 이번 재·보궐 선거 기간에 ‘내 근처 투표소’와 후보자들의 선거 공약도 확인할 수 있다.

2015년 7월 설립한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 줄임말로, 이용자가 등록한 지역 근처의 중고거래를 중개한다. 올해 2월 기준 월 사용자 수는 145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2월(552만명)과 비교하면 162.7%나 늘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당근마켓은 최대 업체 ‘중고나라’를 제치고 소비자 관심도 1위를 차지했다. 당근마켓이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영향이 컸다.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씨가 경험한 것처럼 당근마켓에서는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달라거나 같이 밥 한 끼를 먹을 사람을 찾는 이들도 만날 수 있다.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찾는 데도 유용하다.

이처럼 당근마켓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진화하자 유통 대기업도 당근마켓에 손을 내밀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당근마켓과 업무협약을 맺어 GS25·GS더프레시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해 마감 세일을 하는 상품을 당근마켓 이용자에게 알려주기로 했다. 지역 주민은 상품을 싸게 사고, 가맹점주들은 수익을 지킬 수 있다. GS리테일은 회사 점포의 일자리 정보도 제공한다. 당근마켓 이용자들을 고정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2008년 4조원대였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현재 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사용자 3명 중 1명은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봤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업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고거래 앱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법안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7일 당근마켓과 같은 개인 간 거래(C2C) 중개업체는 분쟁이 발생하면 판매자의 실명·전화번호·주소를 알려줘야 한다는 내용으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플랫폼 생태계를 훼손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인정보 제공 의무 조항을 없앤 수정안을 발의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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