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보험 들었는지 보라" 댓글..엄마의 억장은 또 무너졌다
어머니와 산책을 하다 실종됐던 발달장애인이 최근 9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지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저희 취재진이 추적해봤습니다. 어렵게 접촉한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황망함도 그렇지만, 그 이후에 있었던 일들 때문에도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고 했습니다.
임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발달장애인 고 장준호 씨의 어머니는 아들을 놓친 날을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고 장준호씨 어머니 : 그날은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따듯했고, 사람도 많았어요. 잘 조성된 공원이 있다고 해서 간거예요.]
코로나19 상황에서 공원은 유일한 탈출구였습니다.
[고 장준호씨 어머니 : 코로나 때문에 실내로는 갈 수가 없잖아요.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있질 않고, 썼다 벗었다.]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의 추모시 중에서 : 점점 멀어져가는 세상, 나는 걷고 또 걸었어. 세상이 날 금방 찾을곳으로.]
3개월 뒤 개나리가 피고서야 발달장애인 청년이 한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그렇게라도 아들을 다시 만났지만, 댓글은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습니다.
[고 장준호씨 어머니 : 날씨도 그렇게 추웠다는데, 왜 (아들을) 인적 드문 곳으로 굳이 끌고 가냐. 엄마를 조사해봐라, 뭐 애 보험들었는지 봐라 (하는데),]
아들을 찾는 과정에서도 다리에 힘이 풀린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고 장준호씨 어머니 : CCTV가 그쪽에, 군부대에 하필이면 있어서 군부대에 허가를 받는데도 하루가 걸렸어요. 수색견을 불러달라 했는데… 지방청에 허가를 받아서, 승인을 받아서 오는데 이틀이 걸렸어요.]
이젠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고 장준호씨 어머니 : 사람들이 두려워 해요. 겁나고, 덩치도 크고 말도 못하는데 누가 와서 관심가져주지 않는단 말이에요. (실종되어도) 다 피하지. 다 피하잖아요, 일단. 그러니까 애가 길을 잃었어도 누구 하나가 도움을 얘네들이 청할 수도 없고.]
일반시민들은 백신을 맞으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만,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백신을 맞아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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