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가진단키트 개발 지원"..한쪽선 "부작용 우려"
"보조 수단 활용" 검토로 선회
"조기 발견 도움" "득보다 실"
방역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경향신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 자가진단키트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증·무증상 감염 등 숨은 감염원을 찾는 데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선별검사소 등에서 실시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하면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5일 “지역감염률이 조금씩 높아지는 등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승인을 위한 임상시험 등을 신속하게 진행하되 정확성이 담보되는 자가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게끔 정부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는 15분가량의 짧은 시간에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누구나 어디서든 쉽게 검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문제는 민감도(코로나19 확진자를 양성으로 판정하는 비율)가 4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PCR 검사 민감도(98% 이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사용 승인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감염 사례가 늘자 방역당국이 “보조적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4시간에서 36시간 간격으로 검사를 반복하면 신뢰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사업장이나 유흥업소 등의 종사자와 입소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하듯 검사를 일상적으로 확대하면 무증상 감염자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부족한 정확도는 반복 검사와 PCR 검사와의 교차 검증을 통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검사 기법을 섣불리 도입했다가 도리어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검사 기법을 통해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지역사회에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대규모 집단감염의 단서가 될 사람을 놓치게 될 가능성도 있어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열린 전문가 초청 자문회의에서 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알려진 검사 방법 중 활용 가능한 자가검사 방법은 없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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