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품은 네이버·카카오 '스토리노믹스 大戰'

황병서 2021. 4. 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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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시장 5년새 40배 급성장
네이버, 1월 왓패드 인수에
카카오엔터, 래디쉬로 맞불
웹소설 기반의 웹툰 '재혼황후' 이미지. 네이버 웹툰 제공
각 사 취합.
웹소설 기반의 웹툰 '전지적작가시점' 이미지. 네이버 웹툰 제공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까지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인수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두 대표 IT 기업 모두 북미 지역의 웹소설 플랫폼 인수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당장, 웹소설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 영화, 게임, 오디오콘텐츠 등 2차 창작물 시장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5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래디쉬는 지난 2016년 출시된 영문 웹소설 플랫폼으로, 미국 웹소설 플랫폼 중 매출 기준 5위권 업체다.

지난해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카카오페이지와 소프트뱅크벤처스 주도로 진행된 투자로 760억원을 투자 받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래디쉬 인수를 추진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절차가 남아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네이버도 이에 앞서, 지난 1월에 약 65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 바 있다.

왓패드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약 9000만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으로, '스토리텔링계의 유튜브'라고 불린다.

◇웹소설이 웹툰·드라마·영화·게임으로…"2차 창작물, 해외서도 각광"=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IP(지적재산권)를 드라마, 영화, 게임, 뮤지컬 등 다른 장르로 확대하는, 이른바 '콘텐츠 OSMU(원 소스 멀티 유즈)'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특히 웹소설 콘텐츠는 텍스트에서 보여지는 상상력을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웹툰 또한 상상력 표현에 큰 장점이 있지만, 웹소설이 지닌 텍스트의 활용도와 감정 등 세부적 표현에서는 비교할 수 없다.

실제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이미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웹소설이 '재혼 황후'이다. 누적 다운로드 수 1억뷰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 '재혼 황후'는 노예와 사랑에 빠진 황제가 이혼을 요구하자, 옆 나라 황제와 재혼을 선언하는 당찬 황후 '나비에'의 이야기를 그린다. 해당 웹툰은 2019년 10월 첫 연재 이후 현재 프랑스어 서비스 사이트에서 2위, 스페인어 서비스 사이트에서 6위(각각 지난달 24일 기준)를 기록하며, 특히 유럽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전지적 독자 시점도 있다.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은 어느 날 자신이 읽은 장편 소설의 내용대로 바뀌어 버린 세계를 마주한 주인공 '김독자'가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은 현대 판타지 작품이다. 원작 웹소설은 2018년 연재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작품이 공개된 모든 플랫폼에서 총 누적 조회수 1억뷰 이상을 기록한 인기작으로 영화 제작도 결정된 상태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 학과 교수는 "웹소설 자체보다는 IP(지식재산권)로 해서 2차, 3차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면서 "이제는 이 모든 창작물을 하나의 스토리를 만드는 이른바 '스토리 월드'를 구축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가치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웹소설 시장 1조원 대 추정…"국내 역수출도 중요한 부분으로 꼽혀"=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의 중요 IP를 국내에 출시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국내 웹소설 시장 자체가 불과 5년 사이 40배나 급성장하는 등 큰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200억 원을 밑돌던 국내 웹 소설 시장 규모는 2018년에는 약 4000억 원에 달해 불과 5년 만에 40배나 급성장했다. 2017년 시장규모 2700억원과 비교해서도 1년 만에 150% 성장세를 나타냈다. 콘진원이 추산한 2018년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4000억원으로, 현재 업계는 1조원 이상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는 "웹소설의 강점은 대부분의 콘텐츠 중에서 속도가 빠른 편에 속한다는 점"이라면서 "웹툰만 해도 채색이라는 부분 등 인력이 필요하는 등 제반비용이 수반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빠른 속도로 최근의 트렌드와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장르인만큼,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사회에 맞닿아 있는 것 같다"면서 "래디쉬나 왓패드 등의 영미권이 가진 '영어덜트'와 같은 새로운 소설 장르 부분을 역으로 국내 개척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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