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셀프보상' 의혹 끝없는 공방

한기호 2021. 4. 5. 19: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7 재보선 D - 1
생태탕집 모자 "해코지 입을까
기자회견 못하겠다" 돌연 취소
민주, 허위사실 공표죄 吳 고발
국힘 "기획된 거라 신경안쓴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막판으로 달려가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이 선거 정국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민주당 측은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을 마지막 반전의 기회로 삼아 총공세를 퍼부었고, 오 후보 측은 박 후보 측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으려 냉정한 대응을 유지했다.

후보자 간 마지막 TV토론에서도 박 후보가 2009년 내곡동 땅 보금자리주택지구 수용 보상 과정을 둘러싼 추가 정황을 무기 삼아 공격 태세를 갖췄다. 특히 박 후보와 오 후보는 '2005년 당시 내곡동 처가 땅 측량에 입회했는지, 생태탕집을 방문했는지'를 둘러싸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생태탕집 母子' 재등장, 기자회견은 취소="오 후보가 (2005년 6월) 페라가모 신발에 하얀 면바지 차림으로 생태탕 집에 왔다"고 증언한 식당 주인 A씨와 아들 B씨는 5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다시 등장했다. B씨는 사전녹음 인터뷰에서 "있는 이야기를 한 것인데 어머니가 공격받아 화가 나 다시 인터뷰에 나섰다"며 "오 후보가 식당에 왔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야당이 물증 부재와 증언 번복을 이유로 "'생떼'탕을 끓인다"고 맞받자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B씨는 페라가모 구두 진술에 관해 "확실하게 맞는다. 저도 그 당시 그 로퍼를, 페라가모를 신고 있어서 (잘 안다), 제 것보다 굽이 조금 크더라"며 "(오 후보가) 워낙 하체가 기신 분이라 상당히 매력을 느꼈다"고 기억 배경을 설명했다. A씨는 추가 정황으로 "경작인 김모씨가 '오세훈 의원을 모시고 왔으니 잘 좀 부탁한다'고 신경 좀 써달라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한 매체와 통화에서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발언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런 (기자들) 전화 안 오게 하려고 '나 오세훈 씨도 모른다 어쩐다' 했다"고 해명했다. 이들 모자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갖겠다고 예고했던 기자회견은 "해코지를 입을까 두려워서 기자회견을 못 하겠다"며 돌연 취소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식당 주인 모자의 기자회견 취소 소식에 관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이미 다 기획된 거라 별로 신경 쓸 바 없다"고 반응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문재인 정부의 업적을 내놓을 게 하나도 없으니 지금 여당이나 여당 후보가 계속 네거티브만 하고 앉았다"며 "(본 투표일까지) 이틀 동안 변수가 있을 수 없다"고 승리를 자신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A씨 등의 증언을 토대로, '내곡동 땅의 존재와 위치를 몰랐다'던 오 후보의 초기 해명을 공직선거법상 당선목적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했다.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도 이날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관련 내부정보 유출 및 오 전 시장 이해충돌 의혹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추진하겠다"고 행정적·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朴-吳 마지막 토론서도 '내곡동 공방'=서울시장 후보자 간 마지막 TV토론에서도 내곡동 땅이 주된 공방 소재가 됐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예술인센터에서 한국방송기자클럽이 주관한 TV 토론회에서 자체 제작한 표를 들어 보이며 "(오 후보가) 2002년도에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변인을 했다. 그리고 2005년 6월10일 (오 후보) 처남이 측량을 신청한다. 이어 3일 후인 6월13일 측량이 진행된다. 그리고 같은 해 6월22일 서울시가 내곡동 개발계획을 위한 설계용역을 신청한다"며 "이것을 모르고 측량을 했느냐"고 추궁했다. 또 "김효수 전 주택국장이 2010년 8월 주택국장 2급으로 승진하고 6개월 후인 2011년 1월 바로 1급 본부장으로 승진한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 두 가지만 봐도 내곡동 개발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는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오 후보도 표를 제시하면서 "(측량) 최초 신청일은 시장 취임 전인 2006년 3월"이라며 "(국민임대주택이) 국책사업으로 지정이 돼서 노무현 대통령 때 협의가 진행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내곡동 땅 수용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는 노무현 정부의 결정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그에게 박 후보는 "이명박 시장과 내통을 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처남 분은 왜 조용하냐. (2005년 측량에) 갔으면 갔다고 나와서 기자회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증인을 직접 고소하라고 압박했고, 오 후보는 "수사기관에서 대질신문을 한번 하면 끝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오 후보는 주택국장 고속 승진은 '성과'에 따른 것이었다며 "그분은 장기전세주택이라는 전무후무한 임대주택을 성공시킨 분"이라면서 "서울시에서 아무도 그 인사에 이의를 단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한편 박 후보는 생태탕집 모자의 추가 증언을 토대로 한 질의는 이어가지 않고, 오 후보 시장 재임 중 발생한 2009년 용산 철거민 시위 참사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마무리발언에선 "거짓말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어선 안 된다. 이명박의 BBK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아파하고 분노했나"라며 "진심이 거짓을 이기는 서울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오 후보를 에둘러 겨냥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