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카페'가 인종 분리 조장?.."좋은 학교 보내고 싶을 뿐"

서진석 기자 2021. 4. 5. 18: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저녁뉴스]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미국의 워싱턴 D.C에서, 일종의 '맘카페'가 인종 간 분리를 부추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입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맘카페가 학교에서의 인종 분리를 심화시켰다,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서진석 기자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끼리끼리 교육을 받는다는 건 빈부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문제인데요.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구체적인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브루킹스라는 교육 관련 연구소가 한 학부모 사이트, 일종의 맘카페에 올라온 메시지 40만 건과 키워드 500개를 분석해봤는데요.

그 결과 연구진들은 이 사이트가 학생들의 인종 간 분리를 조장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우선 DC Urban Moms and Dads 이 사이트부터 간단히 설명 드리면요.

아이들에게 어떤 백신이 좋은지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어떤 학군이 좋냐 같이 교육적인 이야기가 수십 건씩 올라오는 곳인데요.

브루킹스 연구소는 이 사이트를 “어떻게 하면 좋은 학교에 보낼지 고민하는 부자 학부모들의 웹사이트”로 규정했습니다.

이유가 있는데요.

이 사이트의 학부모들은 차터 스쿨, 자율형 공립학교 정도로 부를 수 있는 좋은 학교에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을지를 주로 이야기했고요.

실제로 DC에서 가장 좋은 차터 스쿨 중 하나인 윌슨고등학교의 백인 학생 비율은 39%로 나타났습니다.

이외에도 연구에는 백인 학생들은 소외 계층 학생들보다 입학하는 학교 수가 절대적으로 적어, 인종 간 분리가 심화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거꾸로 해당 학부모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고요?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쉽게 말하면 세상이 원래 그런 거지, 사이트가 세상을 그렇게 만든 게 아니다, 라는 항변을 한 건데요.

제프 스틸 D.C URBAN 공동 대표는, “학교에서의 인종 분리는 큰 문제지만, 사이트가 그걸 악화시키고 있진 않다”고 주장했고요.

또, 인종이나 계급에 관계없이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건 모든 학부모들의 마음 아니냐, 이렇게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브루킹스의 연구가 공개되자, 해당 사이트에는 연구 결과를 비난하는 글이 폭주했는데요.

흑인이라고 밝힌 한 학부모는, “어떤 학교가 최고인지 순위를 매긴다고 해서, 우리가 인종분리를 선택하는 건 아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연구진도 물러서지 않았는데요.

주저자인 바네사 윌리엄슨은 연구가 정량적으로 완벽하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선택이 모인 결과물들을 보면, 우리 사회의 문제, 즉 인종 간 분리가 어떻게 악화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반면, 콧대 높았던 영국 유명 대학에선 인종의 벽을 꺠고, 보육원 출신의 흑인 총장이 탄생했다고요.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옥스브리지,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합성어인데요.

옥스브리지 최초로 흑인 남성이 총장이 됐다는 소식, BBC가 전했습니다.

그동안 흑인 여성 총장은 두 명 있었는데, 흑인 남성이 된 건 처음입니다.

우선 케임브리지대는 총 31개를 컬리지의 연합인데, 이 컬리지의 한 곳인 호머튼 컬리지에 흑인 인권운동가인 사이먼 울리 경이 취임하게 된 겁니다.

울리 경은 수십 년간의 흑인 인권 운동의 공을 인정받아, 2018년부터 테레사 메이 총리 정부의 인종 격차 해소 부처의 수장을 맡아온 이력이 있는데요.

케임브리지대가 포용과 존중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만큼, 울리 경의 이 같은 공로가 인정됐다는 분석입니다.

최초의 흑인 남성 총장이란 타이틀과 함께 그의 이력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보육원에서 자랐고, 정비공으로도 일한 경력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엘리트 출신 총장이 주를 이뤘던 영국 최고 명문대에서, 이색 이력을 가진 흑인 총장이 취임한 만큼, 학생들의 출신과 배경의 다양성도 높아질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다시 미국으로 가 보죠. 

취임 100일 안에 학교를 전면 개방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요.

서진석 기자

LA 타임즈 보도인데요.

미국의 대부분 초중고가 4월말, 늦어도 5월초엔 전면 등교를 하려고 준비 중이잖아요.

그런데 미국 전역에서 두 번째로 큰 로스앤젤레스 통합 학군의 학생 84%가 원격수업을 택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돌아오면 고립감이 줄어들고, 수업의 질이 나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고 호소했습니다.

미국에선 연초까지 연일 2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나오다가, 최근엔 6만 명대까지 떨어졌는데요.

하지만 지난주부터 다시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걱정이 커진 겁니다.

또, 최근에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와 범죄가 급증하면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아시아계 증오범죄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렸는데요.

코로나와 증오범죄, 아시아계 학생들의 이중고가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