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끼리만" 폐쇄형 만남앱에 "학벌 조장" vs "신원 보장"
[EBS 저녁뉴스]
소위 명문대 출신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만남 서비스가 최근 속속 등장했습니다.
서로 신원을 보장받을 수 있어 안심이란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학벌주의가 심화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데요.
한 시민단체는 이같은 서비스들이 차별을 조장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보도에 송성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소개팅 앱입니다.
누구나 다운받아 설치는 할 수 있지만 가입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서울대 계정을 통해 재학생이나 동문인 사실을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 사이트는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지역 11개 대학 출신들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두 서비스가 출시된 건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이용자간의 신원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게 이들 서비스가 내세우는 특징인데, 학생들 사이에선 의견이 분분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폐쇄적인 운영으로 학벌주의만 심화시킬 수 있단 의견도 나옵니다.
인터뷰: 서울 소재 대학 재학생
"아무래도 코로나 시대 때문에 거의 신입생들 같은 경우엔 거의 교류가 없기 때문에 그 앱을 이용해서 친구를 사귄다는, 그런 점에서는 되게 좋다고 생각을 해요."
인터뷰: 서울 소재 대학 재학생
"인서울 학생들끼리 교류를 한다고 하니까 학벌이 기본이 되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논다는 약간 학벌주의 느낌이 더 심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서비스 개발자들은 학벌주의 비판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도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보잔 취지였고 가입 가능 대학이 제한된 것은 개발인력의 한계로 점차 참여대학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서비스 모두 1년도 안 되는 사이 가입자 수만 2천 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개발자 측은 밝히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학벌을 중심으로 한 폐쇄형 서비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건 동질한 집단 내에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사회적 추세가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구정우 교수 / 성균관대 사회학과
"불안한 것보다는 뭔가 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는 뭔가 안전하고 검증된 뭔가 이런 것들을 더 선호하는 추세가 생겨난 것 같아요."
동질적인 집단을 통해서 어떤 나의 정체성도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더 신뢰하게 되고…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이같은 폐쇄형 만남앱을 통해 '계급 만남'이 공공연히 이뤄져, 특정대학 및 특정직업군의 집단의식이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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