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LG, 26년 만에 휴대폰 사업 철수..삼성 반사이익?

KBS 2021. 4. 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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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4월5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4.05

[앵커]
핵심 이슈의 궁금증 풀어보는 ET WHY 시작합니다. 2005년 LG전자의 대표작 초콜릿폰입니다. 이후 샤인폰, 프라다폰으로 이어진 LG 폰의 영광은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2009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지난해 야심 차게 출시한 윙도, 올해 선보인 롤러블폰도 날개를 펴지 못한 채 결국 오늘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LG전자, 왜 이런 결단을 내린 건지 그 배경과 파장,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LG전자 휴대전화 쓰고 계신 분들 입장에서는 다소 서운한 소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센터장님도 거의 20년째 LG 폰 쓰고 계신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물론 LG전자는 오늘 역사적인 날이지만 저도 20년 가까이 LG전자를 분석하고 LG전자 폰만 써왔던 사람으로서 시원섭섭합니다. 이게 실제로 윙이고요.

[앵커]
아, 가져오셨어요?

[답변]
이게 지하철에서 전화가 오면 습관적으로 돌리게 됩니다. 주변에서 와우, 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에서 여보세요? 어떻게 전화를 받다 보면 모양이 좀 빠지는 부분이 있고 아쉬운 부분이 좀 있지요.

[앵커]
지난해 윙도 출시하고 올해는 롤러블폰에 대한 대대적인 예고도 했었고, 나름대로 이 스마트폰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았는데 사업 철수,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답변]
일단은 사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인식인 것 같습니다. 2015년 이후 6년간 누적 적자가 5조 원 가까이 발생했고요. 지난해 야심 차게 출시했던 벨벳이라든지 윙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물론 롤러블은 LG전자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고요. 최근에도 보면 비메모리 반도체 조달 차질이라든지 프리미엄 폰 부재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같은 어려움이 더 가중됐기 때문에 젊은 리더십 체제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앵커]
LG전자가 공시한 것은 매각이 아니라 사업 철수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그동안 LG전자사겠다는 회사들 몇몇 거론이 되기도 했었잖아요? 매각 가능성은 그러면 없어진 겁니까?

[답변]
일단 시장에서 매각을 좀 더 선호했던 건 사실입니다. 실제로 언론에서는 베트남 빈 그룹이 가장 유력하다는 말까지 돌았었는데요. 실제로 빈 그룹 입장에서 본다면 LG전자의 특허력이라든지 미국에서의 영업권이 굉장히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각이나 M&A 협상이 늘 그렇지만 동상이몽 테이블이거든요. 싸게 사려는 매수자와 비싸게 팔려는 매도자 간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LG전자로서는 매각보다는 철수를 통해서 특허권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즉, LG전자는 4G, 5G 통신 특허만 2만 4,000건에 달하고 선두권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 특허를 기반으로 향후 사물인터넷이나 자율주행 그다음에 로봇, 인공지능 같은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동안 스마트폰 하면 LG전자에서는 아픈 손가락이라고도 했었고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가장 큰 고질적인 요인이었잖아요? 이 리스크가 해소됐으니까 기업 가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세요? 재평가 움직임도 있을 것 같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사실 LG전자 투자자들이 제일 원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리스크 해소와 자동차 부품의 흑자 전환, 턴어라운드 스토리인데, 이 두 퍼즐이 맞아지는 시점이 왔거든요. 그 스마트폰 사업 같은 경우는 매년 1조 원 가까운 적자를 냈기 때문에 이게 없어지게 되면 LG전자는 당장 4조 원 이상의 연간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한 기업으로 바뀌게 되는 거고 밸류에이션 매력은 충분히 커지게 됩니다. 그리고 자동차 부품도 빠르면 2분기나 3분기부터 흑자 전환을 할 것으로 보이고, LG-마그나를 통해서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 회사로서 거듭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 재평가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스마트폰이 현재 상황에서 보면 스마트홈이라든지 스마트카, 이런 것의 허브 역할을 하잖아요? 그런데 모바일 사업을 버리면 LG의 향후 성장 동력이라든지 미래 사업에 차질이 생길 그런 우려는 없습니까?

[답변]
그거는 오히려 매각이 아니라 철수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매각이라 하면 특허권이 제3자에게 넘어갈 수 있겠지만, 철수를 통해서 핵심 모바일 특허를 가져갈 거고요. 그렇게 되면 향후 6G 원천 특허 확보에도 주력하게 될 거고 말씀드린 것처럼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커넥티드카, 로봇처럼 LG 그룹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그런 사업에 있어서 이 통신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주식 시장에서는 어떻게 반영되겠습니까?

[답변]
오늘 주가 한번 좀 볼까요? 사실은 이게 기업 가치 재평가라는 측면에서 보면 대형 호재라고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주가는 미리 선행적으로 반응할 측면이 있어 보이고요. 오늘은 약간의 오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즉, 휴대폰 사업을 중단하게 되면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느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지금 상황은 LG전자가 정상적으로 스마트폰을 만들고 파는 게 더 위험이 크다고 봐야 하고요. 판매 부진이나 재고에 대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지만, 지금은 선제적으로 휴대폰 생산을 많이 줄여왔고 재고도 굉장히 적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함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지금 시장점유율을 보면 일단은 삼성 그리고 애플 그다음에 LG전자가 한 10%대였단 말이죠. 이 LG전자의 빈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세요? 누가 반사이익을 얻을까요?

[답변]
일단 LG전자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5%에 그치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건데 국내에서는 큰 의미를 가지게 되죠. 물론 이렇게 보게 되면 LG전자의 점유율은 두 자릿수인데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가 흡수해 갈 것 같습니다. 국내 기업의 특성상 AS 같은 서비스 역량이 워낙 탁월한 측면이 있고요. 안드로이드 OS 때문이라도 앱의 호환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갤럭시를 선택할 여지가 많아 보이고, 삼성전자도 갤럭시 J나 A, S까지 성능이나 가격에 따른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갤럭시를 선택할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앵커]
LG전자의 시장 점유율까지 흡수하게 된다면 거의 80%대까지 올라갈 텐데, 그러면 또 독과점 이슈가 제기될 수도 있겠어요.

[답변]
그럴 여지는 좀 있을 것 같아요. 시장의 논리라는 게 항상 냉정한 부분인데,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많게는 80%까지 육박할 여지가 있겠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들 여지가 있겠지만 삼성전자가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서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할 거기 때문에 그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중고보상 판매 목록에 LG전자를 추가했더라고요. 이게 고객들을 잡기 위한 포석 아닌가요?

[답변]
저같이 LG 폰만 썼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갤럭시로 넘어갈 가능성이 많아 보이는데요. 다만, LG 폰을 쓰는 고객들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스마트폰 수명 보통 3년, 4년 정도면 바꾸게 되거든요. LG전자가 이번에 휴대폰 사업을 그만두더라도 그 기간에 해당하는 만큼의 부품 재고는 확보한 상태이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지속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LG전자 폰을 싸게 사는 것도 하나의 현명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앵커]
앞서 보셨듯이 한때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LG가 세계 3위까지도 오른 적이 있었잖아요. 이렇게까지 된 가장 큰 실책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답변]
애플이라는 창조적 파괴자가 나타났고, 게임의 룰이 바뀌었는데 LG전자 대응이 늦었기 때문인 거죠. LG전자 휴대폰의 영업이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지만, 한때 아이폰이 시장을 지배하기 전에 초콜릿, 프라다, 샤인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에서 상당한 이익을 누렸었지만, 그 이후에 보게 되면 누적 적자가 확대되는 모습인데요. 결국은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싸움이 아니라 앱 개발자를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 싸움으로 바뀐 거고, LG전자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기 때문에 운영체제를 최적화하고 소프트웨어를 차별화하는 데 실패했다고 봐야 하는 게 맞을 것 같고 그러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쓰라린 경험이 있었으니까 앞으로 LG전자가 그동안 보유한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어디에 중점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세요?

[답변]
일단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사실 자동차 부품은 LG가 굉장히 잘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어차피 전기차라는 것은 배터리하고 모터로 굴러가게 되는 건데, 배터리하고 모터 경쟁력이 가장 앞선 게 LG그룹이거든요. 배터리는 말할 것도 없고 세탁기, LG 게 제일 좋잖아요? 세탁기의 모터가 자동차로 가게 되면 전기차 모터로 된다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아요. 그만큼 자동차 부품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향후에 그 LG-마그나라는 합작 법인이 새로 출범하게 되면 애플카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으면서 고객 다변화라든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측면에서 큰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그렇게 되면 LG전자는 앞으로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키워갈 것으로 보이고요.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에 바퀴를 달면 전기차라는 얘기 많이 하거든요. 전기차, 스마트카 쪽에서 LG그룹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시장 파장, 지금까지 김지산 센터장과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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