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관리 앱 하나로 쉽게"..미 차지포인트의 1등 비결

김인오 2021. 4. 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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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전기차 부양책 최대 수혜
2007년 공학도들이 설립
배터리 제작부터 SW관리까지
구독서비스 모델 강점
기계결함 앱으로 알려줘
충전 가능시간도 한 눈에
충전소 50만곳 구축 소식에
시가총액 단숨에 10조원 눈앞

◆ MK 인더스트리 리뷰 ◆

유럽·중국에 이어 미국 정부가 '전기차(EV) 시대'를 선언하고 대규모 지원에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스트럭처가 핵심 산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40억달러(약 197조원)를 미국 내 전기차·전기차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기점으로 시장의 눈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인 '차지포인트'에 모이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기존 내연기관차 시대의 주유소를 대체하는 에너지 네트워크인데, 차지포인트는 미국·유럽에서 70%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차지포인트는 전미트럭정류장·여행플라자협회(NATSO)와 손잡고 '2030 전미고속도로충전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업은 미국 연방도로청(FHWA) 등을 통해 정부·민간 자금 10억달러(약 1조1273억원)를 들여 2030년까지 미국 내 여행플라자와 소외 지역에 전기차 충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일단 150곳에 직류(DC)형 고속 충전소를 설치하고 이에 더해 차지포인트 기존 사용자를 위한 DC형 고속 충전소 1500곳 이상을 추가로 설치하는 계획에 자금 일부를 조달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 50만곳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차지포인트는 전기차 시대를 내다본 공학자들이 2007년에 공동으로 세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업체로, 다임러·BMW·지멘스가 차지포인트에 투자했고 테슬라 초기 대주주였던 베일리기퍼드도 기관투자가로서 자금을 댔다.

차지포인트는 하드웨어 부문에서 전기차 충전기 제작·설치가 주력 사업이다. 소프트웨어 부문은 스마트 충전·충전 네트워크 관리 서비스가 주력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부문은 원격 관리를 통한 충전 시설 사용 가능 시간과 효율적인 전력 배분·기계 결함 알림 서비스가 대표적인데 구독 모델을 적용해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출 안정성이 기대되는 부분이라는 게 미국 월가의 평가다.

차지포인트는 북미 시장 1위 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차지포인트의 북미(미국·캐나다 등) 충전소는 총 1만3200곳으로 북미 시장점유율은 70%다. 최근에는 유럽 시장을 빠르게 공략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50만대였는데, 2030년에는 3110만대로 10년여 만에 1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는 1위 중국(49%), 2위 유럽(27%), 3위 미국(14%), 4위 기타(10%) 순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미국·유럽 전기차 레벨2 충전 시장에서 차지포인트 점유율은 73%를 기록했다. 2위 세마커넥트(10%)와 3위 블링크(8%)를 크게 앞질렀다.

앱으로 충전소 예약·관리하는 차지포인트.
시장에서는 전기차 충전기를 충전 속도 기준 레벨1부터 레벨3까지 세 가지로 나눈다. '저속 충전'인 레벨1은 교류(AC) 방식으로 115볼트(V) 전압을 통해 최대 1.8킬로와트(㎾)를 충전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실용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 '고속 충전'인 레벨2는 AC 방식으로 208~230V 전압을 통해 7.7~22㎾를 충전할 수 있다. 기존 전기차부터 최신형 전기차 모델까지 호환이 가능해 모든 전기차 사양에 쓸 수 있지만 일반인이 아닌 전문 인력이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초고속 충전' 레벨3는 DC 방식으로 400~850V 전압을 통해 25~350㎾를 충전할 수 있다. 비용 장벽이 매우 크다는 점이 한계로 꼽히며 현재 테슬라가 일부 도입했지만 레벨3 용도 전기차만 해당 충전기를 쓸 수 있는 등 보편성이 레벨2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차지포인트는 충전 설비가 주거용·상업용으로 구분돼 있고, 특히 레벨2인 경우에도 타사 충전기에 비해 비교적 설치가 쉽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팁랭크스 등 뉴욕 증시 데이터 분석 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이달 4일까지를 기준으로 월가 전문가들이 제시한 차지포인트 12개월 목표주가 범위는 28~46달러이고 중위값은 40달러다.

차지포인트는 올해 3월 1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에 합병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당시 주가가 30.11달러였지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 사태가 불거지면서 같은 달 25일 20.21달러까지 급락했다가 바이든 정부의 지원책 발표를 전후해 반등한 결과 이달 1일 29.84달러를 기록해 다시 3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시가총액은 82억8900만달러(약 9조3475억원)다.

지난달 11일 회사가 발표한 '2021회계연도 실적'(2020년 2월 1일~2021년 1월 31일) 발표에 따르면 해당 회계연도 회사 매출은 1억4649만달러로 직전 해보다 1.37% 늘었다. 순손실은 1억9702만달러로 현재로서는 인프라 구축에 따른 비용 손실이 더 큰 단계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 매출이 2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콜린 러시 오펜하이머증권 연구원은 "차지포인트는 전기차 충전 시장 선도 기업이며 특히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 충전 인프라 운영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사업 방어력이 뛰어나다"면서 "앞으로 전 세계 차원에서 충전 네트워크 글로벌 기업으로 뛰어 오를 것이며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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